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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칼은 매세웠다. 11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하던 전남은 하석주 신임 감독 부임 후 12경기 만에 승리를 거두며 최하위에서 탈출했다. 빠른 변화를 택한 결과다. 이를 위해 하 감독은 '올인(All in) 축구'를 내세웠다.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낸 후 해외진출을 노리던 윤석영을 "팀 상황이 어려운만큼 올해는 전남만 생각하자. 팀을 강등권에서 탈출시켜놓고 해외진출을 하는것이 서로에게 좋다"고 설득하며 팀에 잔류시켰다. 체중이 10㎏가까이 늘어 민첩성이 떨어진 수문장 이운재에게는 "체중을 7㎏ 빼면 다시 경기에 출전시키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자존심이 상할 수 있는 문제였지만 이운재는 팀의 맏형으로 하 감독과 굳은 약속을 했다. 수비의 핵인 윤석영과 이운재에게 그의 '올인' 정신을 심어줬다.
선수단 전체에는 자극을 줬다. "열심히 하는 선수라면 누구라도 선발로 뛸 수 있다. 나태하면 누구라도 경기에 못 나설 수 있다." 채찍과 당근도 적절히 사용했다. 어린 선수들에게는 야단보다는 칭찬이 더 묘약이라는 그의 철학을 직접 몸으로 보여줬다.
한 숨 돌렸다. "전남에게는 빨리 승리를 하는게 가장 큰 약"이라고 했던 그는 예상보다 빨리 승리를 거뒀다며 웃었다. 최하위 탈출은 희망이다. 상위그룹(1~8위까지) 진출은 무산됐지만 목표는 이제 강등권 탈출이다. 하 감독은 안방에서 새 실험대에 선다. 전남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리는 K-리그 29라운드에서 리그 2위 FC서울을 맞딱드린다. 서울은 수원과의 '슈퍼매치'에서 0대2로 패해 분위기 반전이 필요하다. 전남은 변화된 팀 분위기로 서울을 상대하겠다는 각오다. 하 감독은 "남은 경기가 모두 결승이다. 감독이나 선수다 모든 것을 쏟아내야 한다. 상대가 서울이라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강팀을 이기면 선수들의 자신감은 더 배가 될 것"이라며 배수진을 쳤다. 전남의 운명이 하 감독의 '올인 축구'에 달렸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