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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 축구 조추첨식이 열린 지난 4월. 홍명보호가 속한 B조는 '죽음의 조'로 불렸다. 절대강자와 절대약자도 없는 가운데 누가 8강에 올라도 이상할 것이 없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영국 단일팀과 우루과이, 세네갈이 한 조로 묶인 A조도 '죽음의 조'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아랍에미리트(UAE)라는 확실한 1승 상대가 있었다.
'축구황제' 펠레는 또 '양치기 소년'이 됐다. 대회 개막 전까지만 해도 조국 브라질을 '우승후보 0순위'로 꼽았다. 펠레가 우승후보로 점찍었던 팀들이 패퇴하는 모습을 오랜기간 지켜봐왔던 브라질 언론들이 볼멘 소리를 했다. 하지만, 워낙 화려한 멤버로 꾸려진 팀이었던 만큼 일말의 기대감을 갖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꿈은 무참히 깨졌고, 브라질은 '금메달 징크스'와 더불어 '펠레의 저주'를 원망할 수밖에 없었다.
펠레는 지난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에서 브라질의 우승을 예상했다. 그러나 브라질은 조별리그 세 경기서 1승2패라는 사상 최악의 결과를 받아들고 퇴장했다. 이후 아르헨티나(1974년)와 독일(1978년), 브라질(1982년), 프랑스(1986년), 우루과이 이탈리아(1990년), 콜롬비아(1994년), 브라질(1998년), 프랑스(2002년) 등이 펠레로부터 우승후보라는 '찬사 아닌 찬사'를 들었다가 실패를 맛봤다. 대부분이 현역 은퇴 후 지도자의 길을 걷지 않았던 펠레가 이름값과 표면적인 전력에 기대어 예측을 하는 것이 저조한 적중률의 원인이라는 의견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