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가 약속의 땅 맨체스터 올드트래포드에 입성했습니다. 불과 직전 시즌까지 영원한 주장 박지성이 뛰던 경기장에 입성한 선수들은 저마다 탄성을 내뱉았습니다. 캡틴이 뛰던 경기장인만큼 부끄럽지 않은 경기를 하자고 서로 다짐했습니다. 런던에서는 장미란이 감동적인 경기를 보여주었네요. 장미란의 믹스트존 인터뷰에 취재진마저 뭉클했답니다. 진종오가 사격에서 2관왕에 오르고, 남녀 탁국가 동반 4강에 오른 날, 과연 올림픽 현장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홍명보 감독의 경기 전 공식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였습니다. 브라질 기자들이 몰려왔습니다. 병역 면제에 대한 질문이었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병역 면제 부분이 나왔습니다. 홍명보호가 병역면제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동메달 이상을 따야 합니다. 결승에 오른다면 은메달 확보하는 것이니 그 자체로 병역 면제의 길이 열리는 것이지요. 브라질 취재진 눈에는 그것 자체가 상당히 신기했나봅니다. 브라질 역시 징병제이기는 하지만 자원이 너무 많아 합당한 이유만 있다면 군대에 가지 않아도 됩니다. 브라질 기자들은 2년 가까운 시간동안 가족과 떨어져 있으면서 국가를 지킨다는 얘기에 놀라는 분위기였습니다. 황당한 질문도 있었습니다. 한 브라질 기자는 "축구에서 지면 바로 북한과 마주하는 최전방으로 가야 하는가"라고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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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역시 '밥심'입니다. 런던 생활이 3주차에 접어들면서 매콤한 한국음식, '집밥'에 대한 생각이 간절해지는 모양입니다. 브루넬대학 훈련캠프에 있을 때만 해도 태릉선수촌 셰프표 한식을 날마다 맛볼 수 있었는데요. 런던 선수촌에선 기대하기 힘든 호사입니다. 체조 사상 첫 금메달에 도전하는 '도마의 신' 양학선이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제육볶음, 김치찌개 등인데요. 6일 결전을 앞두고 체조협회에서는 런던 내 한국식당에서 회식을 가졌습니다. 김치찌개와 삼겹살로 기운을 붇돋웠다네요. 남녀단체전 모두 4강에 오른 탁구대표팀은 즉석밥과 볶음김치를 연일 선수촌으로 공수하고 있습니다. 대한항공이 회장사인 탓에 '오버차지(수화물 중량 초과)' 부담감이 상대적으로 덜한 탁구협회는 지난 21일 출국 당시 밥, 김치, 김, 라면을 수십박스 공수했었는데요. 그 많던 먹거리들이 순식간에 동이 나 재주문을 했다네요.
★지난 4일 있었던 남자탁구대표팀의 단체전 남북 대결 현장에서 문대성 IOC선수위원과 마주쳤습니다.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남자단체전에 출전중인 유승민과 같한 인연이 있습니다. 당시 유승민이 왕하오를 꺾고 남자단식 금메달을 따낸 후, 그 기운을 받아 태권도 80㎏ 이상급의 문 위원도 '금빛 발차기'로 연속 금메달을 따냈다는 건데요. 아테네 금메달 동기로서 직접 현장에 찾아와 응원하는 '의리'를 보여줬습니다. 사진 촬영을 요청하자 여론이 부담됐던 탓인지 정중히 사양하더군요.
런던=전영지 송정헌 이 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