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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최 감독과 함께 호흡을 같이 한 이 감독대행이 팀을 어떻게 이끌고 갈지 기대반, 걱정반이었다. 초반은 좋지 않았다. 순위는 10위권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5월부터 힘을 내기 시작했다. 지난달 11일 울산전부터 24일 경남전까지 6연승을 달린 전북은 마침내 K-리그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역시 공격 축구
이 감독대행의 '닥공 시즌 2'는 최 감독의 '원조 닥공'보다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모습이다. 큰 전력 보강없이 공격력이 한층 좋아졌기 때문이다. 외국인 선수 드로겟의 활약도 꼽을 수 있다. 시즌을 앞두고 합류한 드로겟은 초반 불안한 모습이었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K-리그에 적응중이다. 칠레 국가대표 출신답게 공수에 걸쳐 알토란 같은 역할을 해 주고 있다.
전북의 공격 축구가 무서운 이유는 다양한 공격 루트다. '골잡이' 이동국 뿐만 아니라 에닝요, 드로겟, 정성훈 등 여러명이 슈팅 능력을 갖추고 있어 상대 수비수들이 마크하기가 어렵다. 이에 대해 이 감독대행은 "김정우, 드로겟, 황보원 등 미드필더들이 중거리 슈팅 능력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전술을 펼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지난 겨울 맹훈련했던 패싱 플레이가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경남전에서 나온 5골은 모두 삼각 패싱 또는 2대1 패싱에서 나온 찬스에서 만들어졌다.
빡빡한 경기 일정에도 전북이 이처럼 많은 득점으로 승리를 챙기는데는 주전과 백업 요원들의 실력 차이가 크지 않은 것도 큰 이유다. 이 감독대행은 "2~3일만에 경기가 있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분을 고려해 다양하게 선수를 기용하고 있다"면서도 "만약 1주일에 한번 경기가 있다면 어떤 선수를 쓸까 고민을 해야할 정도로 모든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다"고 말했다.
여전히 수비는 고민
올해 K-리그는 스플릿 시스템으로 인해 챔피언 결정전이 없다. 정규시즌 1위가 챔피언이 된다. 전북이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선 숙제도 있다. 화끈한 공격력이 장점이지만 반대로 어이없이 무너지는 수비라인은 반드시 점검해야 할 부분이다.
시즌 초반 전북은 대량 실점으로 패하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조성환 등 중앙 수비수들의 줄부상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하지만 부상 선수들이 복귀한 뒤에도 수비는 문제점을 분명히 드러냈다. 경남전에서도 4-1로 앞서가다 2점을 내리 내줬다. 상대 공격수들이 잘했다기 보다는 전북 수비수들의 실수였다.
이 감독대행은 "크게 앞서고 있다보니 수비수들이 집중력을 잃었던 것 같다"며 "서울, 수원과 같은 강팀과의 대결에선 수비가 잘 돼야만 승산이 있다. 수비력 보강에 더욱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전북의 주장이자 수비를 총 지휘하는 조성환은 오른쪽 종아리 부상으로 재활중이다. 조성환이 돌아온다면 전북의 수비는 분명 좋아질 것이다. 그러나 선수 한명에 의존하는 수비보다는 유기적으로 돌아가는 수비라인의 정비가 절실한 시점이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