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영이형이 빨리 오래요."
구자철은 지난 3년간 살인적인 스케줄을 보냈다. 각급 대표팀에 차출됐고, K-리그에서도 쉼없이 달렸다. 지난해 1월 독일 이적으로 인한 적응기 때문에 이렇다할 휴식시간을 갖지 못했다. 올여름은 충분한 휴가를 보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구자철의 에이전트 월스포츠 역시 휴식을 위해 이렇다할 스케줄도 만들지 않았다. 구자철은 친구들과 여행도 가고, 평소 원했던 예능프로그램도 출연하면서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그러나 가슴 한구석에서 불안감이 밀려왔다. 꿈꿨던 올림픽에서 활약을 하려면 빨리 몸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휴가기간이 끝나지 않았지만 지난 21일부터 개인적 시간을 투자해 훈련을 시작했다.
자기시간까지 포기하며 올림픽에 대한 열의를 보이는 것은 꿈 때문이다. 구자철은 평소 올림픽에 대해 여러차례 강조했다. 이번 여름 아우크스부르크 1년 임대 연장도 올림픽 출전 허가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구자철은 "이른 훈련을 결심한 것은 후회하기 싫었기 때문이다. 개인 대회도 아니고 모두가 오랫동안 기다렸던 대회이니만큼 내가 큰 도움이 됐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홍정호의 부상으로 공석이 된 주장 자리에 관심이 있지 않냐고 묻자 "주장 욕심은 없다. 궂은 일을 할 각오는 있다"고 했다.
김포공항=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