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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이탈리아 8강행, 英 '승부차기 징크스'에 울어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2-06-25 06:36


25일(한국시각) 우크라이나 키예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유로 2012 8강전에서 이탈리아 골키퍼 부폰(왼쪽)이 공을 잡아내고 있다. 키예프(우크라이나)=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이탈리아가 유로2012 4강에 합류했다. 잉글랜드는 또 다시 '승부차기 징크스'에 사로잡혔다.

이탈리아는 25일(이하 한국시각)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올림픽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잉글랜드와의 유로2012 8강전에서 정규시간 90분과 연장 전후반 30분 동안 0대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돌입한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이탈리아는 29일 그리스를 꺾고 4강에 선착한 독일과 결승 진출을 놓고 다투게 됐다.

반면 잉글랜드는 7차례의 메이저대회 승부차기에서 1승6패를 기록하게 됐다.

양팀은 경기 초반 한 차례씩 좋은 득점 기회를 놓쳤다. 포문은 이탈리아가 먼저 열었다. 전반 3분 오른쪽 측면 크로스를 아크 서클에서 데 로시가 때린 논스톱 중거리 슛이 왼쪽 골 포스트에 맞고 튕겨 나왔다. 잉글랜드는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전반 5분 스티븐 제라드의 오른쪽 측면 땅볼 크로스를 글렌 존슨이 잡아 문전에서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부폰의 환상적인 선방에 막혔다.

이후에도 일진일퇴의 공방이 이어졌다. 애슐리 영과 제임스 밀너가 포지션 체인지를 통해 상대 수비진을 흔든 잉글랜드는 전반 14분 루니의 다이빙 헤딩슛이 빗나갔다. 이탈리아는 전반 25분 중원에서 안드레아 피를로의 로빙 패스를 쇄도하던 마리오 발로텔리가 상대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맞았지만, 슈팅이 존 테리의 태클에 막혔다.

전반 30분부터 공격 주도권은 이탈리아가 쥐어 나갔다. 아기자기한 패싱력과 볼 점유율에서 잉글랜드에 크게 앞서기 시작했다. 잉글랜드는 '선 수비 후 역습' 전술로 돌아섰다.

그러면서 이탈리아가 잉글랜드를 몰아붙였다. 전반 31분 리카르도 몬톨리보의 재치있는 패스가 잉글랜드 수비진 뒷쪽으로 연결되자 쇄도하던 발로텔리가 시저스킥을 날렸지만 잉글랜드의 조 하트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전반 37분에도 아크 서클에서 카사노의 오른발 슛이 조 하트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4분 뒤에도 결정적인 득점 찬스가 날아갔다. 피를로의 로빙 패스를 잉글랜드 수비진 뒷쪽으로 파고들던 카사노가 헤딩으로 문전으로 연결, 쇄도하던 발로텔리가 발을 갖다 댔지만 크로스바를 넘겼다.


이탈리아 발로텔리가 골대를 차며 화풀이를 하고 있다. 키예프(우크라이나)=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후반의 경기 양상은 전반 후반과 비슷했다. 이탈리아가 볼 점유율을 높여갔고 잉글랜드는 빠른 역습을 단행했다. 이탈리아는 후반 3분 좋은 득점 기회를 날려버렸다. 왼쪽 코너킥을 상대 골키퍼가 쳐낸 것을 다시 헤딩으로 문전으로 띄운 것이 데 로시에게 연결됐지만, 왼발 슛이 골 포스트를 살짝 빗나가 아쉬움을 남겼다. 후반 7분에는 카사노의 슈팅을 상대 골키퍼가 막아내자 발로텔리가 다시 잡아 슈팅을 날렸다. 또 다시 선방이 이어졌고 흐른 볼을 몬톨리보가 재차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크로스바를 벗어나고 말았다.

질식수비로 이탈리아의 파상공세에 맞서던 잉글랜드는 후반 14분 대니 웰백 대신 타깃형 스트라이커 앤디 캐롤을 교체투입했다. 또 밀너를 시오 월콧으로 바꿨다.

분위기를 바꾸는 듯 했다. 잉글랜드는 후반 19분 한 차례 날카로운 역습을 펼쳤다. 월콧의 크로스에 이어 캐롤이 수비수와 혼전 중 흐른 볼을 영이 쇄도하며 슈팅한 것이 수비수 맞고 아웃됐다.

이탈리아도 선수교체로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후반 33분 안토니오 카사노를 빼고 알레산드로 디아만티를 교체투입했다. 1분 뒤에는 데 로시 대신 안토니오 노체리노를 투입했다.

이탈리아는 후반 44분 경기를 끝낼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노체리노가 후방에서 투입된 볼을 환상적인 트래핑 이후 오른발 슛을 날린 것. 그러나 몸을 날린 수비수 존슨의 선방에 막혔다. 이탈리아는 후반 45분 수비수 아그나치오 아바테 대신 아조 투입했다.

잉글랜드도 마지막 반격을 가했다.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콜의 크로스를 캐롤이 헤딩으로 연결, 루니가 오버헤드킥으로 마무리했지만 크로스바를 크게 벗어나고 말았다.


잉글랜드 웨인 루니가 상대 공격수에 밀려 넘어지고 있다. 키예프(우크라이나)=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양팀 선수들은 정규시간 90분 동안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연장전에서 승부를 가려야 했다. 잉글랜드는 연장 전반 4분 파커 대신 조던 헨더슨을 투입해 미드필드 조직력을 강화했다. 연장 전반 11분에는 이탈리아가 득점 기회를 맞았다.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디아만티의 왼발 크로스가 그대로 골문으로 휘어져 들어가면서 오른쪽 골대를 강타했다. 연장 후반에도 이탈리아는 일방적인 공세를 펼쳤다. 연장 후반 8분에는 디아만티의 결정적인 슈팅이 또 다시 골대를 외면했다. 특히 9분에는 디아만티의 크로스를 노체리노가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 선언을 받아 골이 무산되고 말았다.

결국 '11m의 러시안 룰렛'이라 불리는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첫 번째 키커 발로텔리와 제라드가 모두 성공한 가운데 두 번째 키커 이탈리아 몬톨리보가 실축했다. 왼쪽 골 포스트 쪽으로 날린 슈팅이 벗어나고 말았다. 잉글랜드는 루니가 가볍게 성공시켰다. 세 번째 키커에서도 희비가 엇갈렸다. 피를로가 성공시킨 반면 영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튕겨 나왔다. 네번 째 에서도 잉글랜드 고개를 숙였다. 이탈리아 노체리노가 성공시킨 반면 콜이 부폰의 선방에 막혔다. 승부는 마지막에서 갈렸다. 다섯 번째 키커 디아만티가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켜 4-2로 4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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