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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오렌지 공격' 막아낸 덴마크 후보 GK 안데르센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2-06-10 15:16


유로 2008의 죽음의 조에서 네덜란드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3전 전승으로 8강에 진출했다. 이탈리아가 남은 한 자리를 차지한 가운데 프랑스는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네덜란드는 유로 2012에서도 어김없이 죽음의 조에 섰다. '전차 군단' 독일과 '유럽의 브라질' 포르투갈, 그리고 비교적 약체로 꼽히는 덴마크와 한 조를 이뤘다. 운명의 장난일까. 죽음의 조로 불리는 B조 1차전에서 유로 2012 최대 이변이 쓰여졌다. '오렌지 군단'이 덴마크에 일격을 당했다.

무려 45년 만에 거둔 역사적인 승리다. B조의 '승점 자판기'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던 덴마크가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준우승국이자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 네덜란드를 1967년(3대2 덴마크 승)이후 45년 만에 꺾었다. 3번 때린 슈팅이 모두 유효 슈팅으로 기록됐고 이 중 한 개의 슈팅이 네덜란드의 골망을 가른 크론 델리(브뢴드비)의 활약도 있었지만 네덜란드의 파상공세를 온 몸으로 막아낸 후보 골피커 스테판 안데르센(에비앙)의 선방이 덴마크의 역사적인 승리를 만들어냈다. 안데르센의 활약은 기대치 않았던 결과였기 때문에 더욱 빛났다. 덴마크는 유로 2012대회 직전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주전 골키퍼 토마스 쇠렌센(스토크시티)를 부상으로 잃었다. 죽음의 조에서 암운이 드리웠다. 조별예선 통과 확률은 더 낮아졌고 전패를 당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만년 후보 골키퍼 안데르센의 쇠렌센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네덜란드의 28개의 슈팅을 모두 무력화 시켰다. 이 중 유효슈팅은 8개. 득점과 다름 없었던 6개의 슈팅 중 5개를 안데르센이 막아냈다. 나머지 한 개(아르연 로번의 슈팅)는 골대가 막았다. 네덜란드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판 페르시(아스널)와 독일 분데스리가 득점왕 클라스 얀 훈텔라르(샬케04)는 안데르센 앞에서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었다. 1대1의 완벽한 찬스를 모두 그의 벽에 막혀 놓쳤기 때문이다.

덴마크 청소년 대표로 활약하던 안데르센은 2003년 덴마크 21세 이하 최고 재능상을 수상하며 기대주로 꼽혔다. 그러나 2004년 꿈을 안고 EPL 찰턴에 입성했지만 2007년까지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지 못하다 덴마크로 유턴했다. 명문클럽 브뢴드비로 이적해 주전 골키퍼 자리를 꿰찬 그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벤치만 지켰다. 유로 2012 역시 벤치 멤버가 유력했지만 쇠렌센의 공백을 틈타 출전한 첫 선발 출전 경기에서 '오렌지 군단'을 완벽하게 봉쇄하며 덴마크 돌풍의 일등 공신이 됐다. 서른에 안데르센의 '넘버 원' 인생이 시작됐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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