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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넬 메시, '2012년 A대표팀 대폭발' 그 이유는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2-06-10 15:02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메시가 박지성을 상대로 드리블하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호날두가 우크라이나에서 스타일을 구길 동안 리오넬 메시는 펄펄 날았다. 그것도 그동안 유일한 약점이었던 A대표팀에서의 맹활약이다.

메시는 10일(한국시각) 미국 뉴저지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친선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명불허전이었다. 전반 31분과 34분 곤살로 이과인, 앙헬 디마리아의 패스를 받아 순식간에 2골을 넣었다. 메시의 진가는 경기 종료 5분전 드러났다. 하프라인에서 상대의 볼을 뺐은 뒤 종횡무진 돌파했다. 페널티 지역 정면에서 특유의 왼발 감아차기 중거리 슈팅으로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아르헨티나는 메시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4대3으로 승리했다.

2012년 A매치 메시 태풍

그동안 메시는 A대표팀에서의 상대적 부진때문에 평가절하됐다 축구황제 펠레는 메시를 평할 때마다 "A대표팀에서의 활약이 별로 없다"고 혹평했다. 실제로 메시의 A대표팀 성적은 좋지 않았다. 2011년까지 67경기에 나서 19골을 넣는데 그쳤다. 경기당 0.28골에 불과했다. FC바르셀로나에서 329경기에 나서 253골을 넣은 것(경기당 평균 0.77골)에 비하면 크게 떨어진다.

하지만 2011년까지의 결과다. 2012년 들어 메시는 완전히 다른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A매치 3경기에서 모두 골을 넣었다. 3경기 7골로 경기당 2.33골이다. 몰아치기가 인상적이다. 이날 브라질전과 2월 29일 열린 스위스와의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펠레도 더 이상 A대표팀의 부진을 가지고 혹평을 하기가 어려워졌다.

A대표팀에서의 변화 이유는

2012년 들어 메시가 확 바뀐 이유는 무엇일까. 어려운 시간을 겪으면서 정신적으로 성숙했다. 메시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과 2011년 아르헨티나 코파아메리카에서 골을 넣지 못했다. 당시 국내외에서 비난 여론이 일었다. 훌리오 고론도 아르헨티나 축구협회장은 "극성팬들의 비난 때문에 메시가 A대표팀에서 은퇴할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악의 비난 속에 메시는 마음을 다잡았다. 동료들도 메시를 변호하며 힘을 실어주었다. 후안 로만 리켈메(보카 주니어스)는 "메시는 지구 최고의 선수이다. 졌을 때 메시를 추궁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아르헨티나 대표팀 감독을 역임했던 마르셀로 비엘사 빌바오 감독도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메시와 디에고 마라도라는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국민들의 압박이 지나침을 강조했다.

전술적인 변화도 메시 폭발의 이유 가운데 하나다. 그동안 메시는 2선에 배치됐다. 코파아메리카 당시 세르지오 바티스타 감독은 메시에게 공격형 미드필더의 임무를 부여했다. 공격을 이끌어가야 하는 메시의 득점력은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새로 지휘봉을 잡은 알레한드로 사벨라 감독은 달랐다. 그는 부임하자마자 "메시는 행복해야 한다. 완전히 자유롭게 뛸 수 있도록 그냥 내버려 두어야 한다"고 했다. 전술적으로 프리롤을 부여했다. 사벨라 감독 부임 이후 메시는 9골을 터뜨리며 믿음에 보답했다.

주위 선수들의 성장도 한 몫하고 있다. 세르지오 아게로와 이과인, 앙헬 디 마리아 등이 유럽무대에서 꾸준히 활약하며 자신들의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여기에 메시를 적극 지원하는 움직임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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