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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다. 한때 태극마크를 가슴에 품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지난해 '승부조작'의 주범으로 지목됐다. 수많은 동료들이 소리없이 그라운드를 떠났고, 스승은 괴로움 속에 세상을 등졌다. '승부조작'의 망령이 채 가시기도 전 파렴치한 '부녀자 납치 강도범'으로 전락했다. '부녀자 납치 강도범, 발생 20분만에 검거.' 29일 서울 강남경찰서가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의 제목이다.
2009년 LG트윈스에 입단한 전직투수 윤찬수는 2010년 상무 입대 직후 한양대 선배인 김동현을 만났다. 승부조작 때와 마찬가지로 상무에서의 '잘못된 만남'이 빌미가 됐다. 이들은 경찰에서 "사업투자 자금에 대한 이자 등으로 돈이 필요해 범행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김동현은 K-리그 승부조작으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은 상태에서 또다시 범행을 저질렀다. 가중 처벌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때 촉망받던 한 축구선수의 끝없는 추락에 축구팬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