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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적으로 먹이사슬상 거미가 뱀에 잡아 먹히는게 당연하다. 하지만 자연의 순리조차 거스르는 거미가 있다.
그리고 제대로 품은 독기로 방울뱀을 집어 삼켰다. 전남이 19일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제주전에서 1대0 승리를 거뒀다. 신인 손설민이 전반 14분 오른발 슈팅으로 제주의 골망을 갈랐고 제주의 막강 화력을 더 강력한 포백 수비라인으로 봉쇄한 완벽한 승리였다. 정 감독은 "그동안 마지막 5분을 남겨놓고 동점골, 역전골을 허용하며 승점을 쌓지 못했는데 이번 승리로 그 고비를 넘어선 것 같다"며 2연승의 기쁨을 전했다. 승리의 공은 검은 과부거미에게 돌렸다. "아프리카에 있는 친구가 검은 과부거미 사진을 보내주면서 얘기를 해줬다. 인터넷으로 찾아봤더니 뱀을 잡아 먹더라. 이 정신으로 나서면 이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엄지 만한 이 거미 덕분에 2연승을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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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심 3연승에 대한 욕심도 드러냈다. 팀을 위해서도 3연승이 중요하지만 29세의 K-리그 신인 공격수 김신영을 위해 꼭 이뤄내야 할 목표였다. 그는 "신영이가 3연승할때까지 집에 안간다고 해서 아직도 클럽하우스에 있다. 선수들에게 '신영이 집에 보내주자'고 했다. 선수들도 똘똘 뭉쳐 있다"며 "앞으로 한 경기 한 경기 잘 치르면 순위를 끌어 올릴 수 있을 것 같다"고 희망을 전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