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포항 감독(44)은 '상생'을 말했다.
단순한 동료 선수 이상이었다. 인생의 동반자였다. 은퇴 후에도 우정을 이어갔다. 지도자가 된 뒤 우정은 더욱 견고해졌다. 올 시즌 개막과 동시에 대전은 6연패했다. 힘들어하던 유 감독에게 힘을 불어넣어준 이는 황 감독이었다. 황 감독도 부산 시절 연패로 어려웠다. 그 때의 경험을 나누며 용기를 심어주었다. 황 감독의 응원에 힘입어 대전은 상주를 2대1로 잡았다.
절친했지만 프로의 세계는 냉엄하다. 사상 첫 지도자 맞대결을 앞두고 우정을 잠시 내려놓았다. 통화도 하지 않았다. 승점 3점 획득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
결국 황 감독과 유 감독은 승점 1을 사이좋게 나누어 가졌다. 경기 전 황 감독이 말한 '상생'이 이루어지기는 했다.
하지만 경기 후 황 감독의 표정은 씁쓸하기만 했다. 최근 3경기 무승(1무2패)의 부진에 빠졌다.
포항=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