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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일화가 11일 인천전을 홍 철(22)의 플레이어스데이로 진행한다.
리그 3년차를 맞는 올시즌 초반 홍 철은 유난히 시련이 많았다. 지난 겨울 간단할 줄 알았던 발뒤꿈치 수술의 재활기간이 길어지며 좌절했다. 1월 올림픽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충분한 동계훈련을 갖지 못하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애를 먹었다. 3월 시즌 개막 직후 '신공'의 부진이 이어졌다. 신태용 성남 감독의 변함없는 믿음 속에 포백라인을 지켰지만 훈련 중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는 등 완벽하게 몸이 올라오지 않았다. 4월 3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센트럴코스트 원정에서 1대1로 비긴 직후 트위터에 쓴 글로 구설에 올랐다. "승리하기가 이렇게 어렵구나. 졌다고 축구 전문가인 듯 비난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누구보다 아쉽고 힘든 사람은 그라운드에서 뛴 선수"라는 글을 올렸다. '축구 전문가인 듯 비난하는 사람'이라는 표현에 격분한 성남 서포터스의 '반말' 비난 후 트위터 설전이 이어졌다. 믿고 의지했던 팬들과 충돌하며 괴로웠다. 홈페이지에 진심어린 사과문을 올렸다. 신 감독과의 면담 후 '삭발'을 감행한 홍 철은 심기일전했다. '삭발 효과'였을까. 성남은 이후 3연승을 내달렸다. 수원전 1대2 패배로 주춤했지만, 일단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홍 철은 지난 5일 제주전 후반 9분 풍생중고 선배 배일환을 향해 위험한 백태클을 가했다는 이유로 레드카드를 받아들었다. 11일 인천전, 20일 경남전에 나설 수 없다. 또 한번의 시련이다. 팬, 동료들과 즐겁게 소통해온 트위터를 닫아버렸다.
홍 철은 자타공인 성남의 분위기메이커다. '터프가이 부주장' 김성환과도, '고참 선배' 남궁 웅도 홍 철 얘기를 꺼내면 장난기가 발동한다. 스스럼없이 장난을 주고받는 사이다. '올림픽대표팀' 동갑내기 친구 윤빛가람, 단국대 출신 선배 한상운과 절친하다. 멋모르던 1년차, 잘나가던 2년차에 이어 성숙한 3년차를 준비해야 할 시점, 아픔은 때로 힘이 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