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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히면 죽는다? 아니다. 찍히면 더 펄펄 난다. 대신 인고의 세월을 거쳐야 한다. 다른 프로팀 2군에서 보내는 생활과는 정반대다.
어찌된 이유일까. 프로팀들처럼 2군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구슬땀을 흘린 것은 상주 상무도 똑같다. 그러나 한 가지 동기 부여 요인이 더 있다. '바깥 바람'이다. 1군 경기 엔트리에 포함되면 경기가 열리기 2~3일전 경기장 근처로 이동한다. 부대밖 생활이다. 점호를 하거나 엄격한 규정을 지키는 것은 부대 안과 똑같지만 '잠자는 환경'이 달라졌다는 것만으로도 기분 전환을 할 수 있다.
'일반' 군인이나 선수들이나 외출, 외박은 최고의 선물이다. 경기 엔트리에 포함된다면 잠시나마 부대 밖에서 잠을 잘 수 있으니 선수들에게 최고의 동기 부여가 된다.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도 만들어진다. 반면 체육부대에 남는다면 '일반' 군인들의 하루 일과를 고스란히 소화해야 한다. 2군 선수들이 '바깥 바람'을 쐬고 싶어 죽기 살기로 연습해 1군 엔트리에 포함되려 하는 이유다. 1군 경기에 주로 출전했던 김치우나, 지난시즌 주로 1군 생활을 했던 이성재도 '바깥 바람'을 잊지 못했다. 연습에 매진했다. 박 감독은 그들을 다시 1군에 불렀다. 이들은 공격포인트로 화답했다. 박 감독은 "최근에 치우의 정신력이 좋아졌다. 열심히 뛰려고 하는게 보인다. 성재도 컨디션이 좋다"며 이들의 활약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단호한 철칙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아무리 경기력이 좋아도 정신력이 약해지면 부대에 남기겠다. 팀을 위해 헌신해야 한다." 민간인 신분으로 최초로 상무 축구단의 지휘봉을 잡은 박 감독이 체득한 '군인 선수 다루기' 방식이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