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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화 추진하는 에닝요는 누구?

신창범 기자

기사입력 2012-05-09 10:45


27일 오후 전주 월드컵구장에서 2012 프로축구 광주FC와 전북 현대의 경기가 열렸다. 후반 전북 김정우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에닝요가 환호하고 있다.
전주=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2.4.27.

대한축구협회가 특별 귀화를 추진중인 에닝요(31)는 오래전부터 귀화를 원했다.

K-리그 전북 현대 소속인 에닝요는 지난 1월 브라질 전지 훈련 당시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한국이란 나라가 좋다. 축구협회가 제안을 한다면 응하겠다. 한국 A대표팀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에닝요가 귀화에 대한 반감이 없는 이유는 특별 귀화라는 점이다. 일반 귀화의 경우 고국의 국적을 포기해야 한다. 하지만 특별 귀화는, 쉽게 말해 이중국적자가 되는 것이다. 브라질 국민으로도, 한국 국민으로도 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에닝요는 어떤 선수인가.

K-리그 팬이라면 에닝요를 모를리 없다. 하지만 에닝요라는 이름을 처음 사람들도 많다. 브라질 출신인 에닝요는 지난 2003년 수원에서 K-리그에 데뷔했다. 한 시즌만 뛰고 브라질로 돌가간 에닝요는 2007년부년 2년간 대구에서 뛰고, 2009년부터 전북 유니폼을 입었다.

에닝요는 한국에서 축구 실력이 향상된 대표적인 외국인 선수다. 지난주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전북과 광저우전을 앞두고 에닝요의 에이전트가 중국 현지를 찾았다. 그는 "금액은 말해줄 수 없지만 현재 K-리그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가 아마 에닝요일 것"이라며 "브라질에서보다 한국으로 와서 실력이 훨씬 좋아진 선수"라고 말했다.

미드필더인 에닝요는 브라질 특유의 현란한 드리블과 킥 능력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 특히 세트피스 상황에서 킥이 좋아 전담 키커로 활약한다. 올해로 K-리그 7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는 에닝요는 173경기에 출전해 66골, 48도움을 기록중이다. 지난해엔 최강희 감독과 함께 전북의 K-리그 우승을 이끌며 주가를 최고로 끌어올렸다.

국가대표 감독으로 자리를 옮긴 최 감독이 에닝요를 강력하게 원하는 이유는 전술 이해력이 뛰어난데다 스트라이커인 이동국과 호흡이 좋기 때문이다. 또 큰 경기서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이 플러스로 작용했다.


에닝요는 최 감독을 '한국인 아버지'로 부를만큼 잘 따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닝요는 귀화와 관련해 진정성을 보여주고 싶어 축구화에 태극기를 그려 넣었다. 하지만 한국말은 매우 서툴다.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정도 말할 수 있다. 에닝요는 "한국말을 굳이 배울 필요가 없었다. 나의 의사를 잘 전달해주는 통역이 있어 전혀 문제가 없다. 난 통역을 통해서도 한국인들이 나에게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거의 다 안다. 또 내 의사를 통역이 무리없이 잘 전달해주었다. 또 한국말을 할 줄은 모르지만 얘기를 들으면 대충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있을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열린 대한체육회 법제상벌위원회에서 에닝요의 특벽 귀화 추천이 기각된 이유도 바로 한국어 실력 때문이었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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