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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밤. 광주FC 신인 이한샘(23)은 좀처럼 잠을 청할 수 없었다. 설렘과 부담감이 교차했다. 중앙수비수 정우인의 경고누적 결장으로 생애 첫 K-리그 선발 출전을 통보받았기 때문이다. "잠을 설쳤다. 경기 당일까지 긴장됐다. 그래도 프로 데뷔전치고는 무난했던 것 같다. 좋은 경험이었다." 경기 전 음악 듣기와 마인드컨트롤로 긴장감을 해소했다. 이한샘은 "음악을 듣거나 대학교 때 잘했던 경기들을 보면서 마인드컨트롤을 한다. 또 말을 많이 한다. 혼잣말로 크게 소리를 지르면서 나에게 응원했다"고 설명했다. 동료들의 격려도 큰 힘이 됐다. 건국대 1년 선배인 유종현은 "그라운드에서는 신인이라 생각하지 말고 강하게 밀어붙여라"고 조언했다. 동갑내기 김동섭은 "볼을 잡으면 내가 뛸테니 앞으로만 연결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이한샘은 풀타임을 소화하며 자신의 이름을 K-리그 팬들에게 알렸다.
위기도 찾아왔었다. 대학 1학년이던 2008년 8월 발목 수술을 했다. 1년간 재활에 몰두했다. 그러나 복귀할 때 몸무게는 이미 10㎏이 늘어 있었다. 90㎏에 육박했다. 당시 감독에게 충격적인 말도 들었다. "이제 은퇴할 때가 다 됐다." 마음을 독하게 먹고 살을 뺐다. 2학년 때까지 못뛰다 추계대학연맹전 때 기회를 잡았다. 덕분에 태극마크도 달아봤다. 2009년 20세 이하 대표팀을 이끌었던 홍명보 감독이 올림픽대표팀 지휘봉을 잡게 됐을 때 잠시 올림픽대표로 발탁됐다. 팔목을 다친 홍정호(제주)의 대체요원으로 뽑혔다.
긍정적 성격의 소유자인 이한샘은 스피드가 느리다는 단점을 여러가지 장점으로 보완한다. 정확한 패스와 킥을 비롯해 빠른 예측력과 과감한 태클 등으로 경쟁력을 어필하고 있다. 특히 아마시절 때 주장을 자주 맡아 강력한 리더십도 갖추고 있다. 느린 스피드는 줄넘기 등으로 올리고 있다. 이한샘은 광주의 프랜차이즈 스타가 되기 위해 이제 한발을 내딛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