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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선발이었다. 마틴 오닐 선덜랜드 감독이 "리그 후반기 지동원, 코너 위컴 등 유망주들을 활용하겠다"던 약속을 뒤늦게 지켰다.
오닐 감독은 경기 후 지동원에 대해 이례적으로 호평했다. 경기 직후 기자회견에서 후반 교체투입된 니클라스 벤트너와 프레이저 캠벨 등 기존 공격수들의 부진에 아쉬움을 표하면서, 이날 얻은 소득으로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영건' 지동원 이야기를 꺼냈다. "지동원이 내가 부임하고 처음 선발로 뛰었다. 후반 60분 이후 체력적으로 지칠 것 같아 교체했지만 매우 고무적인 신호들이 있었다(It was Ji Dong-won's first start under me. I knew he would get pretty tired in the last half an hour but I thought there were some very encouraging signs)"라고 칭찬했다.
언젠가 지동원의 '전남 유스' 절친인 황도연(21·대전)은 "친구들 사이에서 동원이는 '될 놈'이라고 불린다"고 귀띔했다. '뭘 해도 될 놈'이라는 칭찬이었다. 광양제철고 시절부터 큰 경기에 유독 강했다.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운도 따랐다. 선덜랜드 이적설이 떠오른 6월 초 A매치 가나전, 스카우트들 앞에서 선제 헤딩골을 넣었고, 이적 전쟁이 한창이던 지난 6월 중순 에인트호벤 스카우트들 앞에서 프리킥골을 성공시키며 가치를 증명했다. '필요한 순간 한방 해주는 선수'라는 이미지는 중요하다.
지동원은 지난해 9월10일 첼시전에서 후반 37분 교체투입된 지 8분만인 후반 45분 리그 데뷔골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27일 노르위치 원정에선 후반 23분 교체투입돼 후반 41분 리처드슨의 골을 도왔다. 1월2일 맨시티전에서 짜릿한 인저리타임 골을 기록하며 1대0 승리를 견인했다. 오닐 감독 아래 첫 선발 출전에서 공격포인트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주어진 기회에 충실했다. 프리미어리거로서의 첫 시즌 2경기 선발, 17경기 교체출전에서 2골2도움을 기록하게 됐다. 지동원은 13일 박지성의 맨유전을 마지막으로 '다사다난'했던 빅리그 첫시즌을 마감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