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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 일부 서포터의 그릇된 팀 사랑이 볼성사나운 싸움을 만들었다. 한국 축구가 자랑하는 '명품구장'은 경기장 폭력의 온상이 될 위기에 처했다.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은 '유럽식 전용구장'으로 대대적인 홍보를 해왔다. 관중석과 그라운드가 1m밖에 차이가 나지 않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를 자랑한다. 벤치도 관중석 안으로 들어가 있다. 관중석도 K-리그 규모에 맞는 2만300여석으로 최고의 시야를 자랑한다. 최적의 조건이지만 마음만 먹으면 관중이 그라운드에 뛰어들 수 있다. 이날 인천-대전 경기 도중에도 인천의 한 팬이 경기장에 난입해 경기가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새 경기장 운영에 아직 적응하지 못한 인천 구단의 미흡한 대처는 아쉽다. 당시 현장 보안 요원들은 군중을 통제하지 못한 채 쩔쩔맸다. 물론 인천도 이 점을 우려해 안전요원을 대거 배치했지만 소용없었다. 완충 지대 역할을 하지 못했다. 구단 측에서는 경찰에 협조 요청을 했지만 쉽지 않았다고 하소연했다. 수익사업에는 사기업이 운영하는 경비 인력을 사용하라는 논리였다. 공권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인천 구단 측이 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인천 구단 관계자는 "잘하려고 했는데 경찰 협조를 얻기가 너무 힘들다"며 고개를 떨궜다.
인천=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