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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지세(騎虎之勢)의 자세로 해보려구요."
지난해 허 감독에게는 환희보다 좌절이 더 많았다. 2010년 9월 지휘봉을 잡은 뒤 인천에서 보내는 실질적인 첫 시즌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뜻처럼 쉽지 않았다. 열악한 여건과 재정에 하루가 멀다하고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골키퍼 윤기원의 자살과 승부조작 사건, 유병수의 중동 이적 등이 겹치면서 한시즌 내내 출렁였다. 대화를 위해 서포터스를 찾았다가 면전박대를 당하는 일도 겪었다. 결국 인천은 중반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6승14무10패(승점 32)로 13위에 그쳤다.
그러나 허 감독은 좌절하지 않았다. 임진년 새로운 희망을 노래했다. 허 감독은 "시민구단에 있으면서 많은 벽을 만났다. 솔직히 힘들기도 하다. 그러나 묵묵히 내 길을 갈 것"이라고 했다. 선수들에게도 의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올해는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이다. 무언가를 하겠다는 것보다 무언가를 이루는게 더 중요하다. 올시즌에 강등이라는 변화가 있는만큼 선수들도 더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허 감독이 2012년 멈추지 않고 달릴 수 있을지. 그 첫번째 단추를 채우기 위해 인천은 20일까지 목포에서 구슬땀을 흘린 뒤, 24일 괌으로 해외전지훈련을 떠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