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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베테랑은 달랐다.
정규리그와 단판승부, 챔피언십은 확실히 달랐다.
설기현 자신도 놀랄만한 극적인 반전이다. 지난 2월 포항에서 울산으로 전격 이적한 설기현은 정규시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정규리그 29경기에 출전해 3골에 그쳤다. 몸 값을 못한다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고, 이제 전성기가 지난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19일 서울전에서는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팀의 3대1 승리를 이끌었다. 김신욱의 두번째 골, 고슬기의 쐐기골을 끌어냈다. 서울전 후반 41분까지 뛰었고, 23일 수원 삼성과의 준 플레이오프은 연장전까지 120분을 뛰었다. 체력은 바닥이었다. 더구나 서울전에 가벼운 무릎 부상까지 당했다. 컨디션이 최상이라고 볼 수 없었다.
김호곤 울산 감독은 26일 경기전 설기현을 선발로 투입하며, 상황을 보고 교체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설기현은 보란듯이 경기 내내 활발한 움직임으로 상대를 압박했다. 그가 공을 잡을 때마다 포항 홈팬들은 야유를 쏟아냈다. 그러나 설기현은 포항팬들의 야유를 탄식으로 바꿔 놓았다.
지난해 포항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 데뷔한 설기현. 이제 그의 다음 목표는 전북 현대를 꺾고 우승컵에 입을 맞추는 것이다.
포항=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