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여자월드컵 3위의 주역인 지소연(20·고베 아이낙)은 실업 1년차인 올해, 일본에서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일본 여자축구 실업리그 나데시코리그에서 7골 5도움을 기록하며 고베 아이낙의 우승을 이끌었다. 우승 직후 동료들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지소연은 울지 않았다. "느끼는 게 좀 달라요"라며 입을 꼭 다물었다. 신인왕 후보로 거론될 만큼 개인적으로 성공적인 한해를 보냈지만, 한국대표팀 이야기만 나오면 이내 표정이 어두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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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자축구 신드롬을 현장에서 지켜보며 한국의 20세 이하 월드컵 3위, 17세 이하 월드컵 우승 때의 열기를 떠올렸다. 그래봐야 불과 1년 전이다. 지소연-여민지로 대표되는 한국 여자축구가 바닥으로 가라앉고 있다. 정부는 여자축구 활성화를 위해 3년간 185억원을 투입한다고 했었다. 전시 행정만 요란했다. 런던올림픽도 없고, 17세 이하, 20세 이하 월드컵도 없다. 변변한 A매치 하나 없는 한국 여자축구, 내년이 더 걱정이다.
고베(일본)=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