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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 오만전 앞두고 기분좋은 세가지 이유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1-09-19 14:44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 스포츠조선DB

지난 6월 2012년 런던올림픽 아시아지역 2차예선 요르단과의 2연전(합계 4대2 한국 승)을 앞둔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발걸음이 무거웠다.

A대표팀과의 선수차출 갈등은 차치하더라도 갖은 악재가 겹쳤다. 훈련시간이 턱없이 부족했고 주요 선수들이 전력에서 이탈했다. 또 빡빡한 일정으로 원정경기까지 치러야 하는 부담감이 홍 감독의 주름살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3개월이 지난 9월. 최종예선 조별리그 1차전 오만전(21일 오후 8시·경남 창원축구센터)에 임하는 홍 감독의 표정이 한층 밝아졌다. 2차예선보다 부담감이 더할 최종예선이지만 주변 여건이 올림픽대표팀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K-리그 구단 감독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크게 한 몫했다. 선수가 차출된 구단의 감독들은 최종예선의 중요성을 인식, 선수 차출에 적극 협조했다. 대한축구협회 규정상 올림픽 최종예선은 경기 5일전에 소집이 가능하지만 주중에 경기가 없다는 것을 감안, 13일 파주 NFC(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 소집을 허락했다. 17~18일로 예정된 K-리그 25라운드에서 생길 차출 선수들의 공백도 대의를 위해 감수했다. 홍 감독은 이미 조직력 부족의 참상을 경험했다. 요르단과의 2차예선 경기를 앞두고 실질적인 훈련은 단 이틀밖에 하지 못했다. 조직력이 생길리가 없었다. 반면교사를 삼았다. 빠른 소집을 위해 프로축구연맹을 비롯해 각 구단에 협조를 요청을 했고 희망적인 결과를 얻었다.

예정보다 3일 빠른 소집에 홍 감독은 다양한 테스트와 조직력 담금질에 심혈을 기울였다. 미리 선수들을 테스트하다 보니 여유도 생겼다. 24명의 엔트리 중 김기희, 박준태, 노동건 등 3명을 소속팀으로 돌려보냈다. 대한축구협회는 "홍 감독님이 '경기에 뛰지 않을 선수는 소속팀으로 돌아가 K-리그 경기에 출전하는 것이 낫다. 그게 구단 감독님들에 대한 예의다'라고 판단하셨다"고 밝혔다. 선수 차출에 적극 협조해준 구단들에 대한 홍 감독의 배려였다. 오고 가는 정 속에 피어나는 운용의 묘였다.

홍명보호의 주축인 J-리그 듀오의 귀환도 반갑다. 소속팀 사정상 2차예선 출전이 불가능했던 김보경(22·세레소 오사카)가 뒤늦게 대표팀에 합류했다. 2차예선에서 차출 불가 통보를 받은 뒤 이케다 세이고 코치를 오사카로 보내 세레소 오사카 구단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케 한 노력의 결과물이다. 2차예선 합류 직전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낙마한 조영철(22·알비렉스 니가타)도 건강하게 홍명보호에 올랐다. 2009년 이집트 청소년월드컵(20세 이하)부터 홍 감독과 함께 성장해 온 이들은 누구보다 전술 이해도가 높다. 이 뿐만 아니라 지난 5월 오만과의 평가전(3대1 승)에서 두 골을 넣은 배천석(21·빗셀 고베)이 J-리그에 진출, 경험을 쌓았다. '홍명보의 원조 황태자' 김민우(21·사간도스)는 대표팀 합류직전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상승세다. J-리거 4인방의 활약에 홍 감독은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홍 감독은 9월 초부터 10여일간 최상위 지도자 자격증 P급 라이센스 수료 교육을 위해 영국에 다녀왔다. 이 기간 동안 홍 감독 없는 홍명보호는 천안축구센터에서 소집 훈련을 했다. 훈련 기간 중 팀을 비우긴 처음이다. 홍 감독은 이를 두고 "밖에서 팀과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많은 것을 공부하고 왔다"고 자평했다. 나무 대신 먼 숲을 바라보며 최종예선 구상을 마친듯 했다. 홍 감독은 "오만전 분석은 이미 끝났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홍명보호는 18일 경기가 열리는 창원으로 이동, 오만전에 대비한 담금질에 본격, 돌입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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