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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래 감독 이청용 병문안, "단디해라"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1-09-19 14:20


◇조광래 감독(오른쪽)과 이청용. 스포츠조선 DB

애제자가 시련에 빠진 후 첫 만남이었다.

조광래 A대표팀 감독이 19일 오전 서울 양재동 유나이티드 병원에 입원해 있는 이청용(23·볼턴)을 병문안 했다. 발걸음이 무거웠다. 마음도 착잡했다.

둘의 인연은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 감독은 FC서울 사령탑 시절인 2003년 중학교 3학년 이청용을 발굴했다. 이청용은 중학교를 중퇴하고 2004년 입단했다. 그 해 조 감독은 서울을 떠났다. 세월이 흘러 제자는 한국 축구의 간판으로 성장했다. 조 감독이 지난해 A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다시 만났다.

이청용은 7월 31일 웨일스 뉴포트카운티와의 프리시즌 연습경기에서 오른 정강이 하단 3분의 1지점의 경골과 비골이 골절됐다. 11일 귀국한 그는 국가대표팀 주치의 송준섭 박사가 운영하는 유나이티드병원에서 재활 치료와 훈련을 병행하고 있다.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 큰 상처를 받지 않았을까 걱정했다. 조 감독은 이청용과 멋쩍은 웃음을 교환한 후 재활 과정을 지켜봤다.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조 감독은 "큰 부상에 걱정이 많았는데 복귀 의지가 강한 모습에 마음이 놓였다. 청용이가 대표팀 공백에 오히려 미안해 하더라. 빠른 복귀를 약속했다"며 웃었다. 골절 부위의 X-레이도 눈으로 처음 확인했다. "정말 심각한 부상이었더라. 경골과 비골이 정확히 두동강 났더라. 다행히 최근에 찍은 X-레이를 보니 뼈가 붙는 가골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재활 치료와 훈련 과정도 순조롭다고 했다. 조 감독은 "병원에서 엄청나게 신경을 많이 쓰고 있더라. 치료와 훈련을 위해 개인 공간을 마련해 줘 땀을 흘리는 모습을 봤다. 병원 관계자들이 24시간 지켜주고 있었다. 3주 뒤에 볼턴으로 돌아간다는데 한국에서 재활을 하면 더 나을 것 같다"고 했다.

부상은 끝이 아니다. 새로운 시작이기에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는 "상체 근력을 키울 것을 주문했다. 청용이가 부상에서 돌아오면 웬만한 몸싸움에도 지지 않을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조 감독은 지난달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에 돌입했다. 경기가 거듭될수록 이청용의 공백을 실감하고 있다.

스승과 제자의 만남은 약 한 시간가량 이뤄졌다. 안타까움과 희망이 교차했다. 조 감독이 이청용을 떠나면서 마지막 말을 던졌다. "단디 해라(잘 해라)." 경상도 사투리에 애틋함과 간절함이 담겨 있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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