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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수 FC서울 데얀, "괴롭다, 괴로워"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1-09-19 13:21



K-리그 최고의 주포 데얀(30·서울)이 아홉수에 걸렸다.

이달 초 몬테네그로대표팀에 차출된 후 절정의 흐름이 끊겼다. 골 행진이 19골에서 멈춰섰다.

K-리그에서 2경기 연속 침묵했다. 9일 대구(1대2 패), 18일 부산전(2대1 승)에서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15일 알 이티하드(사우디아라비아)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1대3 패)을 포함하면 3경기에서 골맛을 보지 못했다.

부산전은 최전방 공격수로서 치욕이었다. 팀은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지만 단 한 개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데얀이기에 이례적이었다. 후반 18분 문전 혼전 과정에서 김동진의 동점골을 어시스트한 것이 전부였다.

A매치 휴식기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다. 데얀은 7월과 8월 치른 8경기에서 11골을 터트리는 놀라운 골감각을 자랑했다. 경기당 평균 1.38골을 터트렸다. 가파른 상승세였다. 그 기세가 9월들어 주춤하고 있다.

다행히 득점 선두 전선에는 지금까진 이상이 없다. '토종 듀오' 김정우(2위·15골) 이동국(3위·14골)과의 경쟁에서 비교적 여유가 있다. 하지만 마냥 안심할 순 없다. 부진의 늪이 길어질 경우 4~5골차는 언제든지 뒤집어질 수 있다. 득점왕 경쟁은 최종전인 30라운드에서 결정난다. 아직 5경기가 남았다.

데얀도 괴롭다. 최고 자리의 숙명이지만 상대 수비수의 견제가 심해도 너무 심하다. 서울과 맞닥뜨리는 상대팀들은 경계 대상으로 첫 손에 데얀을 꼽는다. 공정한 경쟁이라면 언제든 환영한다.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 밀착 마크하는 과정에서 수비수들의 보이지 않는 파울이 난무한다. 지능적이고 교묘하다. 유니폼을 잡아 당기는 것은 예사다. 꼬집고, 차고 잠시도 내버려두지 않는다. 거친 수비에 컨디션까지 좋지 않아 힘든 나날의 연속이다.

일단 골침묵에서 탈출하는 것이 급선무다.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리면 더 큰 그림도 그릴 수 있다. 그는 몰아치기의 대명사다. 올시즌 득점을 기록한 11경기 가운데 7경기에서 멀티골(3골 1회, 2골 6회)을 작렬시켰다.

데얀은 "20골 이상 기록하면 득점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2007년 K-리그에 둥지를 튼 그는 개인타이틀에 있어서는 무관의 제왕이다. K-리그 종착역을 앞두고 최후의 시험대에 올랐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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