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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파괴자 이동국, K-리그 두 가지 기록 갈아치운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1-09-19 13:13


◇전북 현대 공격수 이동국. 스포츠조선DB

욕심을 버린 이동국(32·전북 현대)은 '기록 파괴자'가 될 수 있다. 그의 사정권에 들어와 있는 K-리그 기록은 두 개다. 하나는 누구도 세워 못했던 개인상 전관왕(MVP, 득점상, 도움상, 신인상) 타이틀에 근접했다. 나머지 하나는 우성용이 보유하고 있는 통산 최다골(116골) 경신이다.

전북의 대표 킬러 이동국이 이번 시즌 가장 달라진 건 도움 기록이다. 2년전 K-리그 득점왕에 올랐을 때 도움이 단 하나도 없었다. 이기적인 킬러였던 그는 올해 최용수 서울 감독대행의 말처럼 이타적인 선수로 변신, 성공했다. 25라운드를 치른 현재 13도움이다. 10도움인 염기훈(수원) 몰리나(서울)에 3개 앞서 있다. 이동국은 1도움만 추가하면 역대 한 시즌 개인 최다 도움인 14개(2003년 전북 용병 에드밀손)와 동률을 이루게 된다.

이동국 같은 원톱 공격수가 이 처럼 많은 도움을 기록하는 것은 아이러니다. 이동국은 지난해 국가대표로 뛰면서 움직임이 많지 않다는 비난을 받았다. 자연스럽게 이동국은 활동 반경을 넓히기 위해 최전방만 고집하지 않고 미드필드 후방까지 내려왔다. 집중 수비에서 벗어났고, 그러면서 동료 선수들도 최전방으로 파고들 수도 있었다. 그러다보니 이동국은 지독한 아홉수에 걸려 시즌 10호골을 무척 어렵게 뽑았다. 대신 도움 숫자는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꾸준히 늘어났다. 최강희 전북 감독이 "도움은 필요없고 골을 터트려야 한다"고 농담을 섞어 말할 정도였다. 이동국은 "동료들이 나의 득점을 도와주기 때문에 나 역시 동료에게 골 찬스를 만들어 주는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의 플레이가 2010년 남아공월드컵 본선 등을 통해 더욱 성숙해졌다고 볼 수 있다.

K-리그 역사에서 개인상 3개까지 받은 선수는 이동국을 포함 5명이 있다. 신태용(성남 감독)이 MVP 2회, 득점왕, 신인상을 받았지만 도움상이 없다. 고정운 이천수 이흥실(전북 수석코치)은 MVP, 도움상, 신인상을 받았지만 득점상을 못 받았다. 그 정도로 개인 타이틀 그랜드슬램은 쉽지 않은 대기록이다.

이동국이 욕심이 난다고 했던 통산 최다골 기록도 남은 5경기에서 경신이 가능하다. 현재 113골로 우성용(은퇴)의 역대 최다골(116골)에 3개차까지 따라붙었다.

앞으로 이동국이 뛸 수 있는 경기는 최대 7경기가 될 수 있다. 페넌트레이스 5경기와 전북이 정규리그 1위가 돼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할 경우 2경기를 더 하게 된다. 결국 산술적으로 두 경기에서 한 골씩만 터트려도 타이를 이루거나 넘어서게 된다. 이동국은 현재 25경기에서 14골을 기록했다. 또 최근 최강희 감독은 이동국에게 페널티킥을 몰아서 차게 해주고 있다. 이번 시즌에 기록 경신을 할 수 있게 배려해주는 것이다.

이동국은 한 경기에서 해트트릭 등 몰아치기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실점이 많은 상주(41실점)전, 대전(50실점)전에서 이동국이 기록 달성을 노려볼만하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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