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았나요? 정신없이 열심히 뛴 기억 밖에 없어요."
'왼쪽 풀백' 박주호는 큰 무대에 주눅들지 않았다. "주변에서 챔피언스리그 얘기를 많이 해서 기대감이 컸다. 경기 전에 '평정심, 냉정을 유지하자' 마인드컨트롤을 했다"고 털어놨다. 부지런하고 침착한 움직임으로 왼쪽 측면을 장악했다. 승부를 가른 FC바젤의 페널티킥 결승골도 박주호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왼쪽 측면에서 쏘아올린 날카로운 왼발 롱패스가 문전 쇄도하던 스트라이커 슈트렐라에게 정확히 연결됐고, 당황한 상대수비수가 발을 들어올리며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후반 39분 알렉산더 프라이가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팀은 승리했다.
"경기장에서 어떤 판단을 하든 너희들의 판단이 맞는 것"이라는 토어스텐 핑크 바젤 감독의 믿음은 창의적 플레이를 하는 박주호가 자신 있게 달리는데 큰 힘이 된다. 이날 갈라티전에서도 누구보다 많이 뛰었다. 바젤은 리그 1위팀의 자신감으로 "상대가 4골 넣으면 우리는 5골 넣는다" 식의 공격적인 전술을 구사한다. 체력과 스피드를 앞세운 저돌적인 플레이와 강력한 오버래핑 능력을 요구하는 사이드백 자리에서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이청용(23·볼턴)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박주호는 기성용(22·셀틱)과 함께 현재 안정적인 풀타임을 확보한 몇 안되는 유럽리거다. 지난 8월 21일 스위스 슈퍼리그 루체른전에서 데뷔전을 치른 이래 8월28일 툰전, 11일 세르베트전에 연이어 풀타임 출전했다. 툰전에선 팬들이 선정한 '맨 오브 더 매치'에 뽑혔고, 세르베트전에선 슈퍼리그가 선정한 베스트일레븐에 이름을 올렸다. 불과 3경기만에 감독, 동료, 팬들의 마음을 얻었다. "요즘 축구가 재밌어요"라는 한마디 속에 모든 것이 담겨 있었다.
스무살 이후 박주호는 끊임없이 움직였다. 숭실대 재학중이던 2008년 일본 J-리그 2부리그팀 미토 홀리호크, 2009년 가시마 앤틀러스, 2010년 주빌로 이와타를 거쳐, 2011년 스위스리그 바젤에 둥지를 틀었다. '좌충우돌' J-리그 3년 경험 덕분일까. 유럽 적응은 의외로 수월했다. "막상 와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좋은 팀"이라는 말로 바젤 생활의 만족감을 표했다. 바젤FC는 슈퍼리그 최강 명문팀답게 모든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경기 때마다 통역을 준비해주고, 영어 수업도 시켜주고, 스위스답게 꼼꼼하고 체계적"이라고 설명했다. 박주호의 하루는 꽉 차 있다. 운동하고, 영어 수업 받고, 저녁밥 해먹으면 어느새 하루가 저문다. 일본에서부터 '홀로서기'를 해온 박주호는 밥을 손수 지어먹는다. "밥 먹으면서 '무한도전' '런닝맨' '1박2일' '슈스케3' 등 예능 즐겨봐요." 오로지 축구만 생각하는 박주호의 유일한 여가생활이다.
28일 맨유와의 맞대결이 기대되는 이유
28일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선배' 박지성의 맨유와 일전을 앞두고 있다. 대한민국 축구팬들 사이에 초미의 관심사라고 했더니 하하 웃는다. "우선은 맨유에 지성이형이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이고, 한국인 선수끼리 상대팀으로 맞붙는 것 역시 뜻깊다"고 화답했다. 네덜란드리그 에인트호벤에서 챔피언스리그 활약을 통해 빅리그 맨유에 입성한 '레전드' 박지성의 길 역시 박주호의 큰 꿈과 맞닿아 있다. 맨유전을 기다리는 또다른 큰 이유도 있다. 맨유에는 '박주호의 롤모델' 에브라가 있다. 청소년 대표 미드필더 시절 스피드와 체력을 바탕으로 한 환상 드리블로 '한국의 로벤'이라 불렸던 박주호는 사이드백으로 포지션을 변경한 후 "팀에 헌신도가 높고 공수에서 에너지가 넘치는 에브라의 플레이가 와닿는다"고 했었다. "여전히 에브라를 보고 공부하는 중이다. 실전에선 어떤 플레이를 할까 궁금하다. 내가 경기를 보는 입장이 아니라 뛰는 입장이니, 막상 함께 뛰면 어떨지 정말 궁금하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맨유의 세계적인 공격수들과 맞서 "당할지, 통할지"도 직접 부딪쳐볼 참이다.
내친 김에 지난 8월 불편한 한일전의 기억도 슬쩍 끄집어냈다. 뇌진탕으로 쓰러진 박원재를 대신해 갑작스레 그라운드에 나섰다. 0대3으로 대패한 후 수비 실책에 대한 비난이 들끓었다. "욕 많이 먹었죠"라며 웃었다. "이미 지난 일이고, 앞으로 어떻게 더 잘할지를 생각해야죠. 똑같은 상황이 오면 어떻게 할지, 장거리 이동시 컨디션 조절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배웠고…. 하나하나 배우는 거죠."
언제나 대표팀을 원하지만 조급해 하지 않는다. "당장은 (A대표팀보다) 팀에서 잘하는 일이 먼저"라고 했다. 팀에서 잘하다 보면 언젠가 기회는 온다는 믿음이다. "홍 철, (김)영권이, (박)원재형 다 기본적으로 능력을 가진 선수다. 경쟁은 하지만 의식은 하지 않는다. 일희일비할 필요도 없고, 꾸준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표팀은 정해진 선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매년 포지션 경쟁이 벌어지기 때문에 급하게 마음먹을 것도 없고 팀에서 활약하다 보면 언젠가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
표팀은 정해진 선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매년 포지션 경쟁이 벌어지기 때문에 급하게 마음먹을 것도 없고 팀에서 활약하다 보면 언젠가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
숭실대 2학년때 J2리그를 거쳐 매년 새로운 도전을 해온 박주호는
아기자기한 축구를 좋아해서 로벤처럼 드리블하는 선수도 좋아했고 메시도 좋아했다. 사이드백으로 포지션을 변경하면서부터 팀에 헌신도가 높고 에너지가 넘치는 에브라의 플레이가 와닿는다
매년 성장을 거듭해왔다. 낯선 땅에서 매년 새로운 팀, 새 동료들과 발을 맞춘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았다. 하지만 청소년대표팀 주장 출신의 적극성과 친화력으로 J-리그에 녹아들었다. 일본 진출 3년만에 일본어도 수준급에 이르렀다. 2006년부터 3년간 바젤에서 뛰었던 가시마 시절 동료 나카타 고지(가시마 앤틀러스)는 전화를 걸어 "한국식당도 많고 마을도 예쁘다. 아는 사람이 있으니 미리 전화해놓겠다"며 도우미를 자청했다. 좌충우돌하며 적응한 J-리그의 경험이 스위스리그에 연착륙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보다 큰 꿈을 위해 틈틈이 영어공부도 해왔다. 미니홈피에 자신의 체중, 근육량, 체지방량을 꼼꼼하게 기록할 만큼 자기관리에 뛰어난 선수다.
청소년대표팀 시절 스피드와 체력을 앞세운 현란한 드리블로 네덜란드 대표팀 아르연 로벤(바이에른 뮌헨)을 빗댄 '박로벤'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여전히 '박로벤'이냐는 질문에 박주호는 "아기자기한 축구를 좋아해서 로벤처럼 드리블하는 선수도 좋아했고 메시도 좋아했다. 사이드백으로 포지션을 변경하면서부터 팀에 헌신도가 높고 에너지가 넘치는 에브라의 플레이가 와닿는다"며 웃었다.
'이영표 후계자' 박주호(24·FC바젤)가 풀타임으로 나선 챔피언스리그 데뷔전에서 짜릿한 승리를 맛봤다.
FC바젤은 15일 오전(한국시각) 스위스 바젤 FC야콥파크서 열린 오텔룰 갈라티(루마니아)와의 2011~12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C조 1차전서 2대1 승리를 거뒀다. 박주호는 왼쪽 풀백으로 풀타임 활약했다. 바젤은 전반 39분 파비앙 프라이의 선제골로 앞서나갔다. 후반 13분 오텔룰 갈라티의 페나에게 동점골을 허용했지만 후반 39분 '해결사' 알렉산더 프라이가 페널티킥 결승골을 터뜨리며 2대1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특히 승부를 가른 이 페널티골은 박주호의 발끝에서 시작돼 더욱 의미 있었다. 박주호는 왼쪽 측면에서 문전 앞에 자리잡은 스트라이커 스트렐라를 겨냥해 작심하고 길고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를 차올렸다. 이 공은 문전으로 쇄도하던 스트렐라에게 정확하게 연결됐고 당황한 상대 수비수가 발을 들어올리며 반칙을 범했다.
박주호는 특유의 부지런하고 침착한 움직임으로 왼쪽 측면을 장악하며 챔피언스리그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한편 이날 경기에선 종료 직전인 후반 49분 북한 공격수 박광룡이 파비앙 프라이와 교체 출전해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남북 선수가 나란히 뛰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챔스리그 데뷔전 치른 소감
풀타임을 확보하고 있는 유일한 유럽리거 같다
결승골을 이끌어냈다.
어떤 수비수를 지향하나. 공수에 능한 에브라
팀 내 친한 선수
박광룡선수와는 어떻게 지내는지
28일 맨유전 박지성과의 맞대결 관심
-J-리그 챔피언스리그 공통점 빅리그행
여가시간 어떻게
해외파
바젤 어떤지 스위스리그 적응 어느 정도인지
갈라치 벤피카 맨유
스위스 명문팀 바젤행이 확정된 수비수 박주호(24)가 24일 오전 인천공항 출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일본 J-리그 이와타 주빌로에서 고별전을 뛰고 동료들과 작별인사를 건네자마자 한국으로 건너와 메디컬 테스트를 위해 스위스로 출국하는 빠듯한 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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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피곤하네요"라는 말 속에 지친 기색이 역력했지만 표정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 밝았다.
스무살 이후 박주호의 축구인생은 도전의 연속이다. 숭실대 재학중이던 2008년 일본 J-리그 2부리그팀 미토 홀리호크에 입단했고, 2009년 가시마 앤틀러스, 2010년 주빌로 이와타를 거쳐, 2011년 스위스리그 바젤과 4년 계약을 맺었다. "늘 적응할 때쯤 이적해 힘든 점도 많았다. 가시마에서 이와타로 갈 때는 1년 이상 있고 싶었는데 언제 다시 올지 모를 기회가 왔다. 한살이라도 어릴 때 도전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고 스위스행을 결심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매년 성장을 거듭해왔다. 낯선 땅에서 매년 새로운 팀, 새 동료들과 발을 맞춘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았다. 하지만 청소년대표팀 주장 출신의 적극성과 친화력으로 J-리그에 녹아들었다. 일본 진출 3년만에 일본어도 수준급에 이르렀다. 2006년부터 3년간 바젤에서 뛰었던 가시마 시절 동료 나카타 고지(가시마 앤틀러스)는 전화를 걸어 "한국식당도 많고 마을도 예쁘다. 아는 사람이 있으니 미리 전화해놓겠다"며 도우미를 자청했다. 좌충우돌하며 적응한 J-리그의 경험이 스위스리그에 연착륙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보다 큰 꿈을 위해 틈틈이 영어공부도 해왔다. 미니홈피에 자신의 체중, 근육량, 체지방량을 꼼꼼하게 기록할 만큼 자기관리에 뛰어난 선수다.
청소년대표팀 시절 스피드와 체력을 앞세운 현란한 드리블로 네덜란드 대표팀 아르연 로벤(바이에른 뮌헨)을 빗댄 '박로벤'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여전히 '박로벤'이냐는 질문에 박주호는 "아기자기한 축구를 좋아해서 로벤처럼 드리블하는 선수도 좋아했고 메시도 좋아했다. 사이드백으로 포지션을 변경하면서부터 팀에 헌신도가 높고 에너지가 넘치는 에브라의 플레이가 와닿는다"며 웃었다.
선배 이영표도 '왼쪽 풀백 후계자' 박주호의 스위스행에 대해 축하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상위팀과 하위팀의 격차가 큰 리그가 좋다. 강팀과 약팀을 골고루 맞붙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챔피언스리그 출전을 앞둔 스위스리그 바젤행은 여러 모로 좋은 선택"이라는 덕담을 건넸다.
최종 목표를 묻는 질문에 박주호는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대표팀에서 활약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최근 조광래호의 샛별로 떠오른 김영권과의 왼쪽 풀백 경쟁에 대해서도 의연한 모습이었다. "영권이는 좋은 선수다. 영권이의 장점이 있고 나의 장점이 있을 것이다. 대표팀은 정해진 선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매년 포지션 경쟁이 벌어지기 때문에 급하게 마음먹을 것도 없고 팀에서 활약하다 보면 언젠가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스위스 명품팀에서 명품 수비수로서의 '금의환향'을 꿈꾸고 있었다.
한편 박주호는 25일 메디컬테스트를 마친 뒤 계약서에 정식서명한 후 독일 뮌헨 인근에서 실시되고 있는 팀 전지훈련에 합류한다. 내달 16일 개막하는 리그 일정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스위스 슈퍼리그에서 14회 우승한 바젤은 최근 두 시즌 연속 리그를 제패한 명문클럽으로, 다음 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32강 본선에 참가한다.
스위스 최고의 명문클럽 FC 바젤에 입단한 레프트백 박주호(24)가 '별들의 전쟁'으로 불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데뷔전을 앞두고 있다. 바젤은 오는 15일 새벽 3시 45분(한국시간) 홈 경기장 생자콥파크에서 루마니아 챔피언 오체룰 갈라치와 2011/2012 UEFA 챔피언스리그 C조 1차전 경기를 치른다. 입단과 함께 주전 자리를 꿰찬 박주호는 이번 경기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박지성이 2004/2005시즌에 PSV 에인트호벤의 4강 진출을 이끈 뒤 스타덤에 올라 맨유에 입단했듯 박주호에게도 챔피언스리그는 기회와 도약의 무대가 될 수 있다. 최근 2연속 스위스 챔피언에 오른 바젤은 알렉산더 프라이, 마르코 슈트렐러, 벤야민 후겔, 셰르단 샤키리 등 스위스 대표 선수들을 비롯해 야포 질레스 야피(코트디부아르), 스콧 치퍼필드(호주), 라도슬라브 코바치(체코) 등 세계적인 스타 선수들이 즐비해 어느 때 보다 막강한 전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박주호는 스타 군단 바젤의 핵심 멤버로 당당히 인정 받고 있다.
2007 FIFA U-20 대표팀의 주장으로 활약하며 '한국의 로번'으로 불렸던 박주호는 측면에서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다. J리그 진출해 레프트백 포지션에 정착, 미토 홀리호크, 가시마 앤틀러스, 주빌로 이와타 등을 거치며 아시아 최고의 레프트백 중 한 명으로 성장했다. 이제 박주호는 공수양면에 능한 한국의 에브라를 꿈꾸고 있다.
여름 이적 시장에서 유럽 클럽의 구애를 받은 박주호는 지난 6월 25일 스위스 바젤과 4년 계약에 합의했다. 주전을 의미하는 등번호 3번을 받았다. 2010년 성인 대표로 선발되면서 이영표의 후계자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박주호는 최근 한일전까지 7차례 A매치를 소화했다. 최근 월드컵 예선전에 차출되지 못했지만 이번 챔피언스리그 활약을 통해 대표 복귀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도전한다.
▲ '주전 확보' 박주호, 안탈 막고 라파 뚫어라
프리시즌 기간에 강한 인상을 남긴 박주호는 지난 8월 20일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루체른과의 슈퍼리그 6라운드 경기를 통해 공식 데뷔전을 치렀다. 프리 시즌 대회를 치른 뒤 부상이 있었고, 이어 A매치 기간 차출로 인해 뒤늦게 치른 데뷔전이었다. 바젤은 이 경기에서 1-3으로 완패를 당했지만 현지에서는 박주호의 측면 공격력에 호평을 보냈다.
루체른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박주호는 이후 9월 28일 FC 툰과의 7라운드 경기, 9월 10일 세르베트와의 8라운드 경기를 모두 풀타임으로 출전했다. 팀은 각각 2-1, 4-0 승리를 거두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박주호의 출전 이후 무승 행진의 고리를 끊은 바젤은 오체룰 갈라치와의 챔피언스리그 첫 경기에서도 박주호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높다.
레프트백 박주호는 오체룰 갈라치의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 리비우 안탈을 막아야하고, 상대 라이트백 코르넬 라파를 제압해야 한다. 최근 루마니아 국가 대표로 선발된 22세의 신예 안탈은 현란한 발기술을 갖췄고 지난 시즌 리그에서 7골을 기록할 정도로 득점력이 탁월하다. 페널티 박스 우측으로 파고드는 움직임이 탁월해 레프트백 박주호가 경계해야 하는 선수다.
박주호가 돌파해야 하는 수비수 라파 역시 21살의 어린 선수지만 이미 루마니아 국가 대표로 5경기를 치렀을 정도로 탁월한 기량을 인정 받고 있는 신예다. 박주호의 앞에서 바젤의 왼쪽 측면 공격을 이끄는 샤키리가 지난 시즌 유로파리그에서 받은 징계로 이번 경기에 나서지 못하기 때문에 박주호의 공격 가담에 대한 기대가 더욱 높다.
박주호는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는 한국인 선수들(맨유의 박지성, 아스널의 박주영) 가운데 가장 안정적인 출전 시간을 확보하고 있는 선수다. 바젤은 올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벤피카, 오체룰 갈라치와 C조에 속해있다. 맨유가 절대강자로 꼽히는 가운데 벤피카와 오체룰 갈라치는 해볼만한 상대다. 첫 번째 경기가 홈에서 펼쳐지는 데다 최약체로 꼽히는 오체룰 갈라치라는 점은 바젤에게 청신호다. 오체룰과의 첫 경기를 성공적으로 치른다면 박주호는 2라운드로 예정된 맨유 원정에서 박지성과 한국인 맞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 바젤, 2001/2002시즌 돌풍 재현할까?
바젤은 지난 2010/2011시즌에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아쉽게 탈락했다. 로마 원정에서 3-1 승리를 거두며 파란의 주인공이 되는 듯 했지만 최종 성적표는 2승 4패로 3위였다. 이후 진출한 유로파 리그 32강전에선 스파르타크 모스크바에 패해 역시 조기탈락했다.
바젤의 유럽 대회 최고 성적은 2001/2002시즌 16개 팀이 벌이는 2차 조별리그에 진출했던 것이다. 당시 바젤은 잉글랜드의 강호 리버풀을 제치고 발렌시아에 이어 32강 1차 조별리그 2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2차 조별리그에서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1승 1무의 우위를 점하는 등 선전했으나 골 득실차에서 뒤져 8강에 오르지 못했다.
현 바젤 감독 토어스텐 핑크(44)는 도르트문트와 바이에른 뮌헨에서 현역 시절을 보낸 독일 출신의 젊은 명장이다. 오스트리아 레드불 잘츠부르크에서 조반니 트라파토니를 보좌하는 수석 코치로 지도자 수업을 받은 핑크는 2009년 바젤에 뷔임해 곧바로 스위스 리그 2연패와 스위스컵 우승을 이뤘다. 핑크 감독은 "안방에서 승리로 대회를 시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갈라치전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박주호가 핑크 감독의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 카드로 활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