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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 맞은 조광래식 축구, 돌파구는?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1-09-08 21:33


◇조광래 A대표팀 감독이 쿠웨이트전 무승부로 고비를 맞고 있다. 지난 8월 11일 한-일전을 마친 뒤 인천국제공항에서 인터뷰하는 조 감독. 스포츠조선DB

쿠웨이트전 무승부로 조광래호가 흔들리고 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3차예선 1, 2차전에서 1승1무로 썩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한-일전 참패 뒤 시원한 반전을 원했던 팬들의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레바논전에서 6대0 대승을 거뒀으나, 쿠웨이트 원정에서 현지적응 실패로 1대1 무승부에 그치면서 비판 여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일부에서는 조광래 감독의 전술적 유연성 부족을 지적하고 있다.상대에 따른 맞춤 전략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조 감독은 쿠웨이트전을 마치고 귀국한 자리에서 "우리의 길을 갈 것"이라며 당장 변화를 주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조광래 감독이 첫 번째 고비를 맞았다고 볼 수 있다. 월드컵 예선을 치렀던 다른 지도자들도 비슷한 시기에 한 차례씩 비난의 도마에 오른 바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A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움베르투 쿠엘류와 조 본프레레, 허정무 감독이 비슷한 경험을 했다. 이 중 쿠엘류와 본프레레는 각각 3차예선, 본선 진출권을 따냈음에도 불구하고 전술 부재와 선수단 장악력 문제를 이유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이전에 비난을 받았던 세 감독 모두 최종예선이라는 가장 중요한 시험대를 앞두고 지적을 받았던 것은 자신만의 색깔을 확실하게 증명하기 못했기 때문이다. 조 감독은 패스와 템포를 앞세운 축구를 강조해왔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색깔이 불분명한 것이 사실이다. 쿠웨이트 원정에서는 현지 기후 및 그라운드 환경 적응에 실패하면서 패스와 템포 모두를 살리지 못하는 결과에 그쳤다. 레바논전 승리의 여세를 몰아가지 못한 것이 오히려 비난의 목소리를 더욱 커지게 했다.

돌파구는 조 감독 본인이 직접 만들어야 한다. 조 감독도 쿠웨이트전을 마친 뒤 변화를 고민하는 모습을 드러냈다. "풀백 자리에는 전문 선수를 세우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는 발언은 그동안 한 선수에게 많은 역할을 부여했던 기조에서 벗어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제 3차예선 2차전일 뿐이지만, 한 발짝 빠른 변화와 준비로 분위기를 반전시키겠다는 것이 조 감독이 내린 결론이다.

앞으로 조 감독은 전술과 선수 기용 등 폭넓은 부분에서 고민을 할 것으로 보인다. 체력 소모를 요구하는 포어 체킹(사전 차단) 전술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 연구와 그에 걸맞는 선수 발굴 및 배치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레바논전과 쿠웨이트전을 통해 드러난 극명한 경기력 차이를 좁히는 시도도 펼쳐질 전망이다. 또한, 백업 자원 보충을 위해 향후 진행되는 K-리그 분석에 보다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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