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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영국 물 먹고 돌아온 최강희, 더 강한 닥공축구로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1-09-08 14:25


◇전북 최강희 감독의 별명은 봉동이장이다. 전북 클럽하우스가 있는 전주 인근 완산의 봉동 이름을 따서 만들어진 것이다. 시즌 도중 최 감독이 짬을 내 영국에서 최상의 P급 지도자 과정 교육을 받았다. 상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지난 1주일 동안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은 한국에 없었다. 먼 영국에 있었다. 시즌 중후반, 팀은 2011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선두이지만 조금도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2위 포항과 3위 서울의 추격 사정권에 있다. 그런데 팀을 이흥실 수석코치에게 맡기고 축구의 본고장 영국을 갔다왔다. 지도자 P급(최상위 지도자 교육 과정) 코스 교육을 받으러 갔다. 마침 국제축구연맹(FIFA)에 정한 A매치 기간이라 프로경기가 열리지 않았다. P급 교육이 잘 열리지 않기 때문에 이번이 아니면 또 언제 받을 수 있을 지 미래를 기약할 수 없었다. 그래서 구단에 양해를 구하고 영국으로 떠났다. K-리그 현 지도자 중에는 최만희 광주 감독과 김상호 강원 감독이 함께 갔다.

아시아에는 현재 P급 지도자 과정을 가르칠 전문 강사가 전무하다. 최고 지도자 교육 과정을 담당할 강사가 가장 많은 곳이 영국이다. 그중에서도 최고의 시설을 갖춘 영국 중부 러프버러에서 교육을 받았다.

최강희 감독은 '닥공(무조건 공격 앞으로)축구'에 대해 더욱 확신이 생겼다. 세계 축구의 주된 흐름은 공격축구를 기본으로 한다. 지난 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챔피언 바르셀로나(스페인)나 준우승팀 맨유 모두 공격이 최고의 수비라는 걸 보여주는 팀이다. 이번 교육에 나왔던 전문 강사들도 현대 공격 축구의 흐름을 강조했다. 최 감독은 "2주간 교육인데 1주 만 받고 돌아와 아쉬움이 있다"면서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와 우리 구단이 걸어온 길을 잠시나마 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좀더 공격적이고 팬들에게 재미있는 축구를 더 보여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교육 과정에선 지도자가 갖춰야 할 심리적인 부분도 있었다. 선수들과의 관계에 있어 지도자가 어떻게 심리적으로 잘 접근해야 팀이 하나로 똘똘 뭉칠 수 있을 지를 논리적으로 접근했다. 전북은 K-리그에서 손꼽히는 두터운 선수층을 자랑한다. 특히 다른 구단이 봤을 때 공격자원은 흘러 넘친다. 붙박이 이동국에 빌려 정성훈이 백업을 한다. 정성훈은 다른 팀으로 옮길 경우 확실한 주전감이다. 또 좌우 측면에 에닝요, 이승현, 로브렉, 김동찬 김형범 김지웅 등 재능있는 선수들이 너무 많다. 경기에 못 나가는 선수들은 입이 튀어나오기 마련이다. 어쩔 수 없는 백업들을 잘 다독여햐 성적이 나게 돼 있다. 대화와 행동을 통해 심리적으로 위축돼 있는 약자들의 기사를 살려주어야 한다. 그래야 그들이 위기의 순간에 한방씩을 때려 줄 수 있다.

이철근 전북 단장은 최 감독에게 거의 매일 전화를 했다. 하루가 멀다하고 전화를 걸어 "언제 돌아오냐. 아픈데는 없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전북의 한해 농사가 9월 경기 결과에 따라 판가름나기 때문이다. 9월을 잘 넘기고 나면 전북은 K-리그 페넌트레이스 선두를 굳힐 수 있다. 또 아시아챔피언스리그 4강에도 진출하게 된다.

8일 귀국한 최 감독은 8시간의 시차가 적응되지 않은 상황에서 9일 인천과의 K-리그 홈 경기에 나서야 한다. 그리고 다음날 바로 서울로 와 14일 일본 세레소 오사카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 원정 1차전을 위해 일본으로 이동해야 한다. 15일 일본에서 돌아온 뒤에는 18일 K-리그 경남과 원정경기가 잡혀 있다.

아시아축구연맹은 2013년부터 벤치에 앉을 프로축구 감독은 P급 지도자 과정을 필히 이수하는 걸 권고하고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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