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표팀 감독과 클럽팀 감독의 '언쟁'은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 대표팀 감독은 좋은 선수를 최대한 확보하려 하고, 클럽팀 감독은 대표선수 차출에 의한 전력 누수를 메울 고민을 한다. 그래서 FIFA(국제축구연맹)는 평행선을 달리는 양측의 접점을 마련하기 위해 차출 규정을 만들었다. 윤 감독은 조 감독이 아끼는 후배다. 이는 개인적인 감정과는 상관없는 다른 입장에서 만들어지는 숙명이다.
윤 감독의 속이 타는 이유는 10월의 바쁜 스케줄 때문이다. 수원은 10월 15일 성남과 FA컵 결승전을 갖는다. 16일로 예정된 K-리그 전북전은 일정 변경이 불가피하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일정까지 겹쳤다. 수원은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걸려 있는 상황에서 1경기도 쉽게 생각할 수 없다. 또 박현범 같은 경우는 차출됐지만 경기를 뛰지 못했다. 수원은 대표팀에 섭섭하다.
대표 선수가 많은 수원이 손해보는 것이 있겠지만 사실 얻는 것이 더 많다. 대표선수가 많으면 팀은 그만큼의 인기를 누린다. 또 대표팀에서 뛰다보면 자연스럽게 선수들의 실력과 경험이 쌓인다. 실전을 덜 소화해도 최고 선수들과 같이 땀을 흘리다보면 배우는 바가 적지 않다. 선수에게는 확실한 동기부여가 된다.
윤 감독의 이같은 민원성 발언이 배부른 소리라는 얘기도 나온다. 대구나 대전같은 시-도민 구단은 대표선수 배출이 꿈에도 그리운 '지상 과제'다.
남아공월드컵에서 우승한 스페인 대표팀 주전의 절반 가까이는 FC바르셀로나 소속이다. 선수층에서 수원과 바르셀로나는 분명 차이가 있겠지만 이를 두고 '대표선수 편중 선발'이라고 욕하는 이는 없다. 세상 일 다 좋을 수 없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