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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웨이트전]구자철 과연 부활의 날개 펼까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1-09-06 16:31



조광래 A대표팀 감독은 한 번 믿음을 주면 웬만해선 꺾지 않는다. 유럽파에 대한 신뢰는 더 같하다.

구자철(22·볼프스부르크)은 올초 카타르아시안컵에서 조광래호의 해결사였다. 섀도 스트라이커(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에 포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5골로 대회 득점왕을 차지했다. '조광래 축구'에 대한 빠른 습득 능력과 동료와의 호흡, 골결정력에서 흠이 없었다. 그는 아시안컵 후 K-리그에서 독일 분데스리가로 이적했다.

하지만 볼프스부르크 주전경쟁에서 밀리며 상승세가 꺾였다. 경기 감각이 문제였다. 6월 7일 가나와의 평가전(2대1 승)에서 결승골을 터트렸지만 후반 조커로 나섰다. 지난달 10일 한-일전에서는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이청용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오른쪽 날개로 선발 출격했다. 돌아온 것은 비난의 화살이었다. 숙적 일본에 0대3으로 완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지난달 개막된 2010~2011시즌에서도 한 경기 출전이 전부다. 훈련 도중 왼발목을 다쳤다. 인대 파열이란 전망도 있었지만 정밀 검진 결과 단순 부상으로 나타났다. 여름이적 시장 마감 직전에는 탈출구도 있었다. 함부르크가 러브콜을 보냈다. 하지만 그는 펠릭스 마가트 볼프스부르크 감독의 만류로 이적 꿈을 버렸다.

조 감독은 구자철 카드를 다시 선택했다. 2일 레바논과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1차전에서 섀도 스트라이커로 기용했다. K-리그의 간판 김정우(29·상주)가 벤치로 밀렸다.

조 감독은 레바논전을 앞두고 "컨디션은 완벽에 가깝다. 자철이는 중앙과 오른쪽 측면 모두 소화가 가능하다. 하지만 오른쪽 보다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가 더 팀에 도움이 된다. 중앙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시안컵 때 뛰어던 그 자리다.

예전만 못했다. 박주영의 세 번째 골을 어시스트했지만 몸은 무거웠다. 트레이드 마크인 자로 잰 듯한 송곳같은 스루패스와 골문에서의 침착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체력적으로도 힘들어 보였다. 그는 후반 30분 교체됐다.

기회는 다시 왔다. 조 감독은 7일 오전 2시(한국시각) 적지에서 열리는 쿠웨이트와의 3차예선 2차전에서 구자철을 꺼내든다. 섀도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이 예상된다. 그는 레바논전 직후 "경기에 나가서 그저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고 했다. 다시 부활을 노래한다. 감각을 회복하는 것이 과제다, 구자철이 과연 쿠웨이트전에서는 날개를 펼수 있을까.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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