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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잡이' 지동원(20·선덜랜드)에겐 못말리는 멀티 본능이 있다.
지난 3일 레바논전에서의 멀티골은 사실 그 결과보다 과정이 의미 있다. 초반 원톱으로 나선 지동원의 몸은 다소 무거워보였다. 소속팀 선덜랜드에서 정규리그와 칼링컵을 합쳐 3경기 연속 교체출전했지만 경기력을 끌어올리기에는 부족한 시간이었다. 여러 차례 찬스를 놓친 지동원은 머리를 뜯으며 아쉬움을 표했다. 최상의 컨디션이 아니었지만 골을 향한 필사적인 집념을 선보였다. 남태희의 슈팅이 골키퍼를 맞고 튀어나오자 지체없이 몸을 던졌다. 적극적인 플레이와 집중력으로 기어이 골을 터뜨렸다. 선덜랜드에서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주전 경쟁을 펼치고 있는 지동원에게 꼭 필요한 골이었다. 지난 6월 가나전에 이어 3달만에 다시 A매치 멀티골을 터뜨리며 자신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쿠웨이트로 떠나기 직전 인터뷰에서 "A매치 활약에 소속팀으로 돌아가 큰 힘이 될 것"이라면서 "조광래 감독님의 '스트라이커는 골로 말한다'는 조언을 깊이 새겼다"고 했다.
쿠웨이트에선 평소 롤모델로 존경해온 선배 박주영과 룸메이트로 지내며 그라운드 안팎에서 손발을 맞췄다. 레바논전 지동원의 득점 장면에서 자신의 골보다 더 기뻐했던 '캡틴'이다. '지-구 특공대' 최고의 파트너 구자철(22·볼프스부르크)과 '레딩 동창생' 남태희(20·발랑시엔) 역시 존재만으로도 든든한 절친이다. 모든 조건이 멀티본능의 '골잡이' 지동원에게 최적화 돼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