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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에 눈 뜬 양동현, K-리그 특급조커로 변신중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1-07-01 17:49


양동현. 사진제공=부산 아이파크.

부산의 스트라이커 양동현(25·부산)이 '특급조커'로 변신 중이다.

양동현은 청소년대표 시절 촉망받는 유망주였다. 2002년에는 대한축구협회의 유소년 육성 프로젝트 1기로 선발돼 프랑스에서 축구 기량을 갈고 닦았다. 기량을 인정받은 양동현은 2003년 프랑스 FC메츠 19세 이하 유소년팀 입단 제의를 받았다. 그러나 안정보단 모험을 택했다. 도전 무대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였다. 레알 바야돌리드 유소년팀에 둥지를 틀었다. 그러나 부상으로 제대로 뜻을 펴지 못하고 국내로 돌아왔다. 이후 2005년 울산의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 데뷔했다. 그러나 네 시즌 동안 터뜨린 골은 고작 7골. 당시 이천수(오미야), 유상철 현 춘천기계공고 감독, 용병 등에게 밀려 조커로 활약할 수밖에 없었다.

2010년 부산에 합류한 양동현은 당시 지휘봉을 잡고 있던 황선홍 감독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데뷔 시즌 8골-5도움으로 나름대로 제 몫을 다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초라한 성적을 기록했다. 27경기에 출전, 1골·4도움. 스스로도 "100점 만점에 20점 정도 밖에 줄 수 없었다"고 자책한다.

하지만 이대로 주저앉을 순 없었다. 올해 사령탑에 오른 안익수 감독 밑에서 부활을 알리고 있다. 그런데 주전이 아닌 조커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반환점을 돈 K-리그 전반기에만 13경기에서 8차례 교체출전해 6골을 터뜨렸다. 득점 랭킹을 5위까지 끌어 올렸다.

조커로 변신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다. 부상 때문이었다. 4월 말 대전전 이후 허리 통증을 호소했는데 허리 디스크를 유발할 수 있다라는 진단을 받으면서 한달 간 결장이 예상됐다. 그러나 제대로 쉴 수 없었다. 팀이 상승세를 타고 있었고 본인도 떨어진 자존심을 만회하고 싶었다. 그래서 고통을 참고 뛰었다. 현재는 물리치료를 통해 어느 정도 부상에서 완쾌한 상태지만 아직 부상의 위험은 가시지 않았다.

타팀의 조커들과 비교하면 양동현의 '조커 본색'은 더 두드러진다. 포항 노병준(15경기 중 9경기 교체출건, 2골-1도움)과 경남 윤일록(12경기 중 4경기 교체출전, 2골-4도움)도 경기의 분위기를 전환시켜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지만 가장 중요한 공격 포인트면에선 양동현이 단연 앞선다. 부상 기간 득점에 눈을 뜬 것은 고무적인 상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리그 1위 김정우(상주)와 견줘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현재 김정우는 리그 12경기에서 10골을 기록, 폭발적인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다. 1076분을 뛰었다. 상대적으로 양동현은 549분을 소화했다. 김정우는 평균 107.6분에 한 골씩 터뜨렸지만, 양동현은 91.5분에 한 골씩 넣었다. 더 적게 뛰고도 고효율을 올린 셈이다.

세 경기 연속골을 노린다. 양동현은 2일 경남을 상대로 시즌 7호골을 바라보고 있다. 역시 조커로 나설 전망이다. 최전방에서 'K-리그판 언성히어로' 한상운이 잘하고 있다. 부동의 주전 스트라이커로 자리매김했다. 당분간 안익수 부산 감독은 선수들이 큰 부상을 당하지 않는 한 최전방 공격수 공백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전망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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