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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 간다면 보내줘야지."
김정우 이적설은 성남의 현주소를 잘 보여준다. 팀내 최고 스타의 이적설을 씁쓸히 바라만 보고 있다. 당초 김정우는 무조건 잡는다는 계획이었다. 젊은 선수들 위주로 구성된 성남에 기술과 경험을 갖춘 김정우가 들어오면 해볼만하다는 계산에서였다. 그러나 모기업의 지원 부족이 발목을 잡았다. 성남의 관계자는 "정우를 잡기 위해서는 큰 돈이나 좋은 성적 둘 중에 하나가 필요하다. 현재로선 이를 감당할 능력이 없다"고 말했다.
성남은 한때 '레알 성남'으로 불렸다. 엄청난 자금력을 바탕으로 K-리그 최고의 선수들을 끌어모으며 공공의 적으로 자리잡았던 시절이 있다. 이제는 선수를 사는 구단이 아니라 파는 구단으로 바뀌었다. 정성룡 최성국(이상 수원) 등은 올시즌을 앞두고 성남을 떠났다. 이렇다할 선수 보강도 하지 못했다. 신 감독은 "우리 멤버에 이정도 경기를 펼치는 것을 보면 선수들이 대견하기도 하다"고 했다. 올시즌 성남은 단 2승만 거둔 채 15위다.
문제는 앞으로도 투자가 힘들 것이라는 점이다. 성남은 현재 장 까를로스(브라질)를 퇴출시키고 새로운 용병 영입을 계획 중이다. 이미 점찍어 놓은 선수도 있다. 거물 용병은 아니지만 까를로스와 에벨톤(브라질) 이상이라는 게 신 감독의 설명이다. 그러나 역시 돈이 문제다. 신 감독은 "용병을 다 봐뒀는데 위에서 결재가 나질 않는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산전수전을 겪은 신 감독이지만, 지원부족의 벽앞에서 성적을 올리기란 쉽지 않아 보였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