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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의 반란은 옛 말이 된 것 같다.
한국 축구도 그랬다. 2005년에는 울산 현대미포조선이 부산, 대전, 포항, 전남 등 K-리그 팀들을 연파하며 준우승까지 차지했다. 2006년에도 고양 국민은행이 울산, 상무, 경남을 누르고 4강에 올랐다. 2007년과 2008년에는 각각 현대미포조선과 국민은행이 8강과 4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돌풍이 사라진 이유는 뭘까.
당근책도 무시할 수 없다. FA컵은 우승 상금(우승 1억원, 준우승 5000만원)만 있는 컵대회와는 차원이 다르다. 프로와 아마추어를 망라해 명실공히 한국 축구의 왕중왕을 가리는 무대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이 걸렸다. 호흡이 긴 정규리그와 달리 5차례(프로팀 32강전부터 출전)의 단판승부에서 승리하면 아시아 무대를 누빌 수 있다. 전력이 약한 K-리그 하위권 팀에도 FA컵은 장밋빛이다. FA컵의 챔피언 상금도 2억원으로 한 시즌내내 공을 들여야 하는 정규리그(3억원)보다 실속이 더 있다.
K-리그 외양 확대도 요인이다. 전력 격차가 더 벌어졌다. 하부구조는 그대로인데 프로축구는 2009년 15개, 올해 16개 구단 시대를 열었다. 내셔널리그 주축 선수들이 대거 프로로 이동했다.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됐다. 최근 3년간 8강 진출팀 없는 상황이 이를 방증한다.
'이변의 희생양'라는 말이 희미해지고 있다. FA컵의 흐름으로 자리잡았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