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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꼭 이겨낼 겁니다."
김동엽은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다 누리지 못한 채 일본 가고시마행 비행기를 탔다. 마무리 훈련 참가를 위해서였다. 훈련장에서 만난 김동엽은 "솔직히 몸이 많이 피곤하기는 하다. 그래도 쉴 때가 아니라는 마음으로 여기에 왔다"고 했다.
이번 마무리 훈련에서 김동엽은 수비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염경엽 감독의 주문 사항. 염 감독은 "보완할 점이 있지만, 홈런 개수가 선수의 가치를 충분히 설명해주지 않나. 수비만 더 보완이 된다면 훨씬 강해질 수 있는 선수"라고 설명했다.
아예 희망이 없다면 자신도 포기할 마음이 들겠지만, 연습 때만큼의 플레이만 한다면 시즌 경기에도 팀에 피해를 줄 정도는 아니라는 생각에 이를 악물었다. 김동엽은 "사실 조용하고 소심한 성격이다. 아뇌는 부분에 대해 담아두는 게 많았다. 이번 마무리 캠프를 통해 기술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겠다는 다짐도 하고 있다. 코치님들, 동료들도 자신감을 갖고 하라는 응원을 해주셔서 많은 힘이 된다. 내 생각만 바꾸면, 플레이도 분명히 더 좋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욕심 많은 김동엽은 수비 훈련 외 별도의 타격 훈련도 자청했다. 코칭스태프도 이를 받아줬다. 김동엽은 "지난 2년간 전반기는 좋다가 후반기 무너진 원인을 찾고 있다. 훈련 방법을 바꾸는 등 이 문제를 꼭 풀어낼 것"이라고 말하며 "올해 홈런수는 늘었지만 타율과 출루율은 오히려 떨어졌다. 정확성 향상을 목표로 더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김동엽은 프로야구 선수 출신 김상국씨의 아들인데, 아버지가 아들에게 "네 스윙으로 27홈런을 친 게 신기하다"고 말하며 "덤비지 말고, 공을 끝까지 보고 스윙하라"는 조언을 해준다고 한다.
김동엽은 마지막으로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연습을 많이 해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하며 "이제부터는 '꼭 잡아야 한다', '꼭 쳐야 한다'라는 압박감을 버리고 여유를 갖고 플레이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가고시마(일본)=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