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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돌풍 만나는 수원삼성 서정원감독 선견지명 믿는다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8-01-24 21:04


수원 서정원 감독이 제주 전지훈련에서 선수들에게 지시사항을 전달하고 있다. 제주=최만식 기자



'베트남 돌풍 부담스러운데….'

요즘 진행되고 있는 2018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베트남 돌풍이 커다란 화제다.

이른바 '박항서 매직'이라고 불린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3세이하대표팀이 베트남 축구 사상 처음으로 결승까지 진출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아시아 최강으로 평가받았던 한국과 일본이 눈물을 흘린 가운데 영원한 변방인 줄 알았던 베트남의 승승장구는 더 부각될 수밖에 없다.

AFC U-23 챔피언십에서 무섭게 일어난 베트남 돌풍이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도 주의 경보를 발동시킬 태세다. 오는 30일 수원 삼성과 ACL 플레이오프에서 맞붙게 될 베트남 타인호아다.

타인호아는 23일 밤 열린 홍콩 이스턴SC와의 ACL 2차예선에서 4대2로 승리하며 수원의 상대로 결정됐다.

사실 타인호아가 올라올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2009년 창단한 타인호아가 역사가 ?은 만큼 ACL PO까지 진출한 것도 처음이다. 그만큼 팀 전력에 관한 정보도 턱없이 부족하다.

수원 구단도 적잖이 당혹스러웠다. 이변이 없는 한 이스턴SC가 올라올 줄 알았는데 '이변'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스턴SC는 수원에게 해 볼만한 상대였다. 작년 ACL에서 같은 조에 편성돼 2차례 맞대결에서 1대0, 5대0으로 완승했던 기분좋은 기억이 있기도 하거니와 한 번 붙어봤기 때문에 상대 전력 분석이 용이했다.


더구나 타인호아는 그동안 수원 구단의 숙박, 훈련장 사용계획 요청에 아무런 답이 없었다. 수원이 홈팀이기 때문에 관례에 따라 원정팀의 숙박 호텔 여유분 등을 미리 파악해줘야 하는데 감감 무소식이었던 것. 일찌감치 수원 방문 계획을 짠 이스턴SC의 행보와도 비교가 돼 "어차피 이스턴SC에 승리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생각해서 그런가보다"하고 생각했다.

한데 타인호아가 덜컥 이겨버렸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고 했는데 '지피'를 할만한 참고 정보가 있어야 대비를 할 게 아닌가. 하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서정원 수원 감독의 선견지명이 있기 때문이다. 제주에서 전지훈련을 지휘하던 서 감독은 지난 19일 갑작스럽게 이스턴SC-타인호아전이 예정된 홍콩으로의 출장을 요청했다.

전지훈련 틈틈이 PO 상대팀의 전력도 분석해야 하는데 경기 동영상 등 충분한 정보를 도무지 찾기 힘들었다. 서 감독은 "어느 팀이 올라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막연히 이스턴SC를 만나겠거니 낙관할 수는 없었다. 이스턴SC도 감독이 바뀌는 등 작년 대비 변화도 많다고 하길래 차라리 직접 가서 내 눈으로 확인하는 게 마음이 편했다"고 말했다.

결국 서 감독은 23일 오전 홍콩으로 출국해 현장에서 두 팀의 경기를 분석한 뒤 24일 오후 급히 돌아왔다. 절묘한 선택이었다. 예상밖으로 타인호아가 이겨버렸으니 더욱 그랬다. 현장에서 '스파이 활동'을 펼치지 않았다면 깜깜이 맞대결을 치를 뻔했다.

수원 관계자는 "타인호아가 역습에 능했다. 이스턴SC에 승리할 때도 이 작전을 활용했고 수비 뒷공간을 노리는 능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원은 U-23 챔피언십에서의 돌풍으로 기세등등해진 베트남 축구의 질주를 막아야 하는 부담도 안게 됐다. "프로 무대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를 입중해야 한다. 이에 대한 해법은 서 감독이 홍콩에서 만들어 온 '선견지명 분석파일'에 담겨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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