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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레전드 배우 이순재가 '개소리'에서 '믿고 보는' 연기자의 저력을 입증하고 있다.
먼저 이순재는 전매특허 '버럭' 연기로 이목을 사로잡았다. 까마득한 후배 현타(남윤수 분)에게 잔소리를 퍼붓는가 하면, 자신이 저지른 사고를 수습하기에 바쁜 매니저 김철석(이종혁 분)을 향해 까칠한 태도를 보이며 원로 연기자의 고집스러운 면모를 표현했다. 하지만 급격히 찾아온 건강 이상에 무력해지고, 여론의 질타를 받은 후 한없이 풀죽어 있는 등 곤두박질치는 감정의 낙폭을 자연스럽게 그려 내며 도저히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거제도의 탐정 콤비로서 호흡을 맞출 견공 소피와의 케미스트리도 빛났다. 소피와의 첫 만남에서 짜증과 불편함을 내비치던 이순재는 자신이 개의 말을 알아듣게 됐다는 것을 알고 몹시 놀랐고, 이후 소피의 도움으로 한차례 위기를 벗어나며 마음을 열었다. 단순히 함께 사건을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소피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교감하는 이순재의 모습은 안방극장에 잔잔한 감동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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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이순재는 "대사를 못 외우면 배우가 아니다. 우리는 평생 해온 일이라 숙달이 돼 있다"며 범접할 수 없는 프로의식과 연기자라는 직업에 대한 자부심으로 좌중을 감탄케 한 바 있다.
이렇듯 이순재는 '개소리' 방송 첫 주부터 연기 경력 69년의 베테랑 배우다운 관록을 자랑하며 '이순재표 코미디'의 탄생을 예고했다. 장르를 가리지 않는 명연기와 캐릭터 소화력, 타고난 재능뿐만 아니라 끊임없는 노력으로 최고의 장면들을 완성해내는 배우 이순재가 드라마 '개소리'를 통해 어떤 전율을 선사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KBS2 수목드라마 '개소리'는 매주 수, 목요일 오후 9시 50분에 방송된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