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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선재 업고 튀어'의 '태초의 수범' 작가, 감독의 인터뷰에서 배우들을 향한 사랑이 느껴졌다.
놀라운 기록을 남기기는 했지만, '선재 업고 튀어'는 초반 주목을 받았던 작품은 아니었다. 심지어 방영 내내 4%대 시청률을 지키고, 종영에 이르러서야 5.8%(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을 기록했다. 시청률과는 반대로 신드롬을 일으킨 드라마가 된 셈이다. 윤 감독은 "방영 다음 날 아침에 알람을 맞추고 일어ㅏ서 확인을 했다. 속상할 정도로 반응에 비해 시청률이 오르지 않아 작가님도 저도 아침부터 기운이 빠지는 일이 많았지만, 화제성이 좋다고 해주시고 타깃 시청률도 기존에 잡았던 목표치보다 200% 이상, 300%까지 올라가는 데이터를 받으며 위로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매일이 행복하다는 작가, 감독들이었다. 실제로 작품에 대한 사랑에 더해 배우들에 대한 사랑까지 이어지며 행복한 마음이 이어지고 있다고. 이 작가는 "기사로만 화제성이 높다는 것을 봤었는데, 변우석 배우가 전주국제영화제에 가서 팬분들이 '선재야'를 외치는 것을 영상으로 봤다. 드라마가 화제가 되면서 배우들, 캐릭터를 사랑해주셨다는 것을 느꼈고, 팝업스토어가 열렸는데 많은 분들이 줄을 서서 우리 굿즈를 사주시고 사진도 찍는 것을 보면서 체감을 했던 것 같다. 시청률 수치와 달리 드라마를 사랑해주시고 우리 드라마와 캐릭터를 사랑해주신다는 것을 방송 외적으로도 실감할 수 있어서 행복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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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는 또 김혜윤에 대해서는 "솔이가 중요한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다리를 다친 상황도 있지만, 기본 톤이 밝기에 밝은 연기를 하면서도 슬픔을 간직한 연기를 누가 해줄 수 있을까 싶었다. '불도저를 탄 소녀'를 봤는데, 그동안은 밝은 캐릭터를 본 것 같은데, 감정을 폭발하는 신은 많지 않다. 차갑고 버석한 표정 안에서 많은 감정이 담긴 표정이 보이더라. 솔이의 밝은 면과 아픈 면을 동시에 가질 수 있는 배우라고 생각해서 처음엔 막연히 해줄 것 같지도 않은데, 솔이를 생각하며 '이런 배우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집필하고 기획했다. 고맙게도 제가 대본을 많이 진행하고 나서 캐스팅 제의를 했을 때, 너무나 흔쾌히 저의 솔이로 와줘서 고마웠고, 감동했던 것 같다. '정말 솔이가 돼준다고?'했다. 믿기지 않아서 '정말 해준다고요?'하면서 본팩토리 대표님께 전화해 소리를 '깍' 질렀다. 혜윤이, 솔이야 말로, 저에게 운명처럼 다가온 존재가 아닐까. '네 덕에 썼다'고 한다. 고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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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 작가는 "(김)혜윤 배우의 장면 중 기억에 남은 신은 라디오 위로를 듣는 신이었다. 병실에서 버석한 감성으로 글을 썼는데, 여배우가 화장기 없이 헤어도 안 하고 누워서 그런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폭발하는 감정이었고 초반 촬영으로 기억하는데, 어려운 감정이라 '대본을 어떻게 살려줄까' 상상하면서 썼다. 그런데 겪어보지 않은, 다리가 불편한 소녀의 폭발하는 감정을 대본보다 이렇게 잘 살릴 수 있을까 싶어서 믿고 대본을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정 신들, 100%, 120%, 150%를 표현하는 배우들을 보면서 믿음이 갔던 작품이었다"고 말했다.
드라마 내내 과몰입한 시청자들로부터 "진짜 사귀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던 변우석과 김혜윤이었다. 윤종호 감독 역시 가장 가까운 시청자로서 이를 바라지 않은 건 아니라고. 윤 감독은 "가까이서 많이 봤다"며 "로맨스나 로맨틱 코미디나 두 배우가 실제로 사랑을 하면 눈빛이 다르기는 하다. 모든 연출자는 작품이 끝나고 헤어지더라도 할 때는 사귀면 좋겠다고 한다. 정말 사귀는 사이면 떨리는 눈빛 하나들이 시청자가 볼 때 감동을 주고 설렘을 준다고 생각해서 배우들에게 그런 얘기를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선재는 기본적으로 눈망울이 촉촉하게 젖어 있어서 희열감을 느낄 때가 있다. 원체 솔이야 연기도 잘 하지만, 두 배우가 가진 눈빛은 어떤 드라마에서도 보지 못한, 제가 연출하며 봤던 눈빛 중에 너무 좋았던 것 같다. 그래서 아마 그 두 사람이 사귀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 또 내가 모르고 둘이 사귀고 있을 수도 있지만, 최대한 그 부분을 잘 살리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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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결혼 10년차라는 이시은 작가는 15년의 긴 시간을 사랑하는 솔이와 선재의 모습이 이해가 된다고 고백하기도. 인터뷰가 모두 끝난 뒤 이 작가는 스포츠조선과 대화하며 "저는결혼 10년차인데, 아직도 사랑이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솔이와 선재의 뜨거운 만두를 손에 뱉으라고 했던 신은, 사실 남편이 저에게 껌을 손에 뱉으라고 했던 것을 기억하며 썼다"며 수줍게 웃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