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SC인터뷰] "용기도 필요했고 겁도 났고"..이병헌 감독이 내놓은 '닭강정' (종합)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4-03-18 15:58 | 최종수정 2024-03-18 20:16


[SC인터뷰] "용기도 필요했고 겁도 났고"..이병헌 감독이 내놓은 '닭…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이병헌 감독이 '닭강정'을 내놓았다.

15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닭강정'(이병헌 극본, 연출)은 의문의 기계에 들어갔다가 닭강정으로 변한 딸 민아(김유정)를 되돌리기 위한 아빠 선만(류승룡)과 그녀를 짝사랑하는 백중(안재홍)의 신계(鷄)념 코믹 미스터리 추적극. 이병헌 감독은 1600만 관객을 동원해 한국 영화 흥행 역대 2위를 달성한 영화 '극한직업'을 선보인 뒤 드라마 '멜로가 체질'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바 있다.

이병헌 감독은 18일 오전 스포츠조선과 만나 '닭강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용기가 필요했던 작품"이라고 입을 열었다. 박지독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닭강정'은 드라마화가 될 것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던 작품. '극한직업'과 '멜로가 체질'로 마니아층을 단단하게 형성했던 이병헌 감독의 도전이기에 관심을 받았다.

이 감독은 "호불호가 갈리는 반응은 기획 단계부터 우리가 원작을 보고 생각했을 때 어느 정도 생각한 부분이었다. 오히려 전작보다 댓글이나 리뷰를 보는 재미가 있더라. 저희가 사실 원작을 보고 처음 보는 색깔, 처음 보는 이야기, 그리고 어떻게 보면 시작 자체가 도전인 것 같은 여러 생각이 있었다. 용기도 필요했고 그렇다면 이걸 왜 해야 하는지 의미도 찾아야 했다. 여러 일들이 있었기에 생각이 많았다"고 밝혔다.


[SC인터뷰] "용기도 필요했고 겁도 났고"..이병헌 감독이 내놓은 '닭…
이어 이병헌 감독은 "답을 찾아야 했기에 고민을 했다. 제작사에서 '이걸 드라마화 하시죠'하고 원작을 보여준 것은 아니었다. 보고 나니 여러 생각이 들더라. 재미있는 소재, 해볼 만한 것들을 찾아다니고 있었고, 코미디라는 장르를 하고 있다면 뭔가 조금 더 다르고 도전적인 것을 하고 싶었다. 아무래도 코미디라는 장르가 문화나 언어가 다른 사람들에게 어필하기가 가장 불리하고 어려운 장르라 저에게는 '병맛'보다는 새로운 톤의 코미디라고 생각했다. 원작에 담긴 이야기보다는 처음엔 외모나 편견에 대한 이야기로 접근을 했다가 주제가 확장되며 재미를 느꼈다. 그렇다면, 한번 해볼 만한 이야기로 우리가 만들어보자고 생각했고, 만약 투자가 안 된다면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자고 생각하고 부담을 갖지 말자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했다.

쉬운 작업은 아니었다. 다만, 배우들과 제작진 모두 작품에 진지하게 임했다. 이병헌 감독은 "'내가 이걸 왜 했지?'를 생각하면서 흔들리고, 처음에 했던 것을 곱씹으며 나아간다. 현타가 왔던 장면은 마지막 전투 신이었다. 쓸때는 머릿속에서 너무 재미있었는데 막상 현장에 가서 배우에게 이걸 보여주고 영상으로 만들어야 했을 때 안 될 것 같더라. 처음에 했던 생각이 재미있어서 갔다. 안무실까지 잡고 안무 선생님까지 모셔서 했었다. 몇 가지 동작을 다 해봤다. 이런 저런 아이디어를 모아서 처음 '미사일'부터 기작해서 저도 춤을 춰보고 했다. 우리는 너무 진지하게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현장에 가니 너무 무섭더라. 얼굴이 빨개지고. 그šœ마다 '분명 재미있을 수 있어. 어차피 이 작품을 취향을 탈 것이고, 생각도 갈리고, 재미있게 보는 사람을 보고 작업을 해야 해'라고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SC인터뷰] "용기도 필요했고 겁도 났고"..이병헌 감독이 내놓은 '닭…
이병헌 감독의 극본도 있었지만, 배우들의 연기가 '닭강정'을 제대로 완성했다. 이 감독은 "배우들의 연기에 있어서 큰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다. 저는 만화적이고 연극적인 표현이 됐으면 좋겠다고만 얘기했고 나머지는 배우들이 채워준 것이다. 배우들도 고민은 많았을 것 같다. 잠깐 나와서 도와준 분들은 '이게 뭐하는 건가'하고 가신 분들도 있고, '이렇게 해도 되나요?'라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그렇지만 촬영하는 내내 흔들리지 않았다. '저 정도 해주면 쫄 필요가 없겠는데?'했다"고 밝혔다.

다만 '자가복제'라는 반응을 피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이병헌 감독의 작품에 수없이 등장해왔던 배우들은 이번에도 그와 함께했다. 이 감독은 "제 입장에서는 조금씩 다른 것들을 하고 있는데, 말투가 비슷해서 자가복제라 느끼는 분들도 계신 것 같다. 자기의 언어, 말투로 오래 사랑받고 있는 작가 분들도 계시고, 그런 면에서 크게 생각을 안 하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닭강정'은 다양한 반응을 받는 작품이 됐다. 극강의 호불호도 있지만, 이병헌이기에 이 같은 작품을 할 수 있다는 반응도 지배적이다. 이 감독은 "너무 재미있는 반응이 많더라. 어떤 분은 '와 내 작품을 이렇게 분석을 해주시다니'하면서 봤다. 고마운 점도 있었다. 또 '이병헌은 가둬놓고 이런 것만 찍게 해야 한다'는 반응도 좋았다. 나쁜 반응으로는 '사문난적(斯文亂賊)'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호불호라는 것이 마냥 좋은 것은 아니지만, 나쁘지도 않더라. 이렇게 생각하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댓글이나 반응을 보는 것이 너무 재미있다"고 밝혔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