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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귀순 배우 1호' 김혜영이 세 번의 결혼 모두 자신이 원해서 한 적은 없다고 고백했다.
김혜영은 첫 번째 전남편에 대해 "너무 좋은 사람이었다. 나만 사랑해 주고 정말 가정적인 사람이었다"고 털어놨다. 연극 '여로'를 공연할 당시 전남편과 만났다는 그는 "그때 남편은 공연을 보러 온 관객이었다. 내게 팬이라고 했다. 근데 남편이 故박주아 선생님 조카와 친구 사이였다. 그래서 분장실에 찾아와서 처음 만났다"고 말했다.
김혜영은 "전남편은 성형외과 의사라서 춘천에서 병원을 개업했다. 주말부부였지만 한 달에 한두 번 볼까 말까였다. 사람이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말이 맞는 거 같더라. 어느 날 갑자기 이혼하자고 했다. 첫 이별에 정말 너무 힘들었다"고 첫번? 이혼 당시 심경을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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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서초동에 두 번째 식당을 개업했다. 제주도에 사는 고모가 삼치를 지원해 준다고 해서 삼치를 팔았다. 손님도 많고 좋았는데 또 식당 있는 건물이 경매에 넘어갔다"고 말했다. 이에 박원숙은 "전에도 겪었으면서 제대로 안 알아봤냐"며 안타까워했고, 김혜영은 "난 너무 몰랐다. 정말 바보였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다행히 돈 관리를 해주던 아버지 덕분에 생활고를 겪지는 않았다는 김혜영. 그는 "다행이라고 생각한 게 아버지한테 방송이나 행사 수입을 다 드렸다. 그걸 아버지가 고맙게도 재테크를 잘해주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 번째 이혼하고 나서 아버지가 나한테 통장을 건네주셨다. 아버지 앞에서는 말 못했는데 차에서 통곡했다. 자식으로서 이런 거로 불효했다는 게 죄송했다. 근데 아빠는 담담하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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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영은 "엄마, 아빠가 양강도에 있는 친척 결혼식에 가자고 해서 갔다. 근데 기차를 타고 가는 도중에 탈북을 의심한 경찰이 접근했고, 결혼식에 간다고 했더니 따라왔다"며 "당시 친척과 (탈북에 관해) 사전 논의가 안 된 상황이었다. 그래서 아빠가 친척 집에 들어가자마자 '조카 결혼식 왔는데 경찰이 못 믿고 따라왔다'며 먼저 말했다. 이를 눈치챈 할머니가 이불을 보여주면서 확인시켰다. 북한에서는 결혼식을 집에서 하고, 딸들 시집 보낼 때 이불을 장만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혜영은 "다음날 압록강 건너야 하는데 100m 구간마다 무장한 경비대가 배치되어 있었다. 아빠가 우리한테 중국옷을 입힌 후 경비대장의 시선을 돌렸다. 우리한테 절대 돌아보지 말고 빨리 건너라고 해서 아빠가 경비대장과 이야기하는 동안 갔다"며 "근데 경비대장이 돌아봤고, 호루라기 불고 난리가 났다. 총을 우리 쪽으로 쏘는데 전쟁이 난 거 같았다. 놀란 동생들이 주저앉았는데 내가 무조건 잡고 정신없이 뛰었다"며 아찔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아빠가 '중국 애들이 놀다 가는 거 같다'고 하면서 경비대장을 회유해서 총성이 멈췄다. 아빠는 다 계산하고 우리한테 중국 애들 옷을 입혔던 거다"라고 밝혔다.
우여곡절 끝에 강을 건너간 김혜영은 우연히 한 할아버지와 마주쳤다고. 그는 "그 할아버지가 '여기 있으면 잡히니까 우리 집으로 가자'고 했다. 고마워서 그 집으로 갔더니 할머니가 손주를 보고 있더라. 근데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옷 챙겨입고 밖에서 문을 잠그고 나갔다. (신고하러 간) 상황을 파악하고 동생들 데리고 나갔지만 문은 잠겨 있고, 담장은 높았다. 그래서 동생들한테 '내 어깨를 밟고 넘어가라'라고 해서 넘기고, 난 초인간적인 힘으로 넘어가서 할머니가 간 반대 방향으로 뛰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모님과 약속한 장소로 갔는데 못 만날 거 같다는 생각에 계속 눈물만 흘렀다. 그러고 나서 1시간 50분 정도 지나니까 부모님이 오는 소리가 들렸다"며 영화 같았던 탈북 스토리를 전해 놀라움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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