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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정빛 기자] 배우 수지(29)가 치열한 고민 끝에 선택한 '안나'로 여우주연상의 영예를 안았다.
수지는 "당시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무대에 올라가기까지, 그 순간도 너무 현실 같지가 않았다. 그리고 무대에 올라 수상소감을 하는 순간에도 현실 같지가 않았고, 내려온 뒤에도 '멍'하더라. '이게 뭐지? 내가 뭐라고 했지?' 그런 걱정으로 마냥 기쁘지 않았던 것 같다. '이런 상을 내가 받아도 되나' 이런 마음이 컸다. 그런데 시상식이 끝나고 회사에서도 너무 좋아하고, 축하 문자도 오고 그런 연락들을 받으니 두 시간 정도 후에야 '나 기뻐도 되나!'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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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는 특히 시상식 무대에 올라 "나에게 '안나'라는 작품은 너무 두렵기도 했고 욕심이 많이 났던 작품이었다. 그래서 선택하기까지 과정과 촬영의 모든 순간이 소중하고 의미있게 기억에 남을 것 같다"는 소감을 남기기도. 그만큼 어려웠던 결정이고 치열했던 고민이었다. 10대부터 40대까지 폭 넓은 나이대를 홀로 표현해야 했던 것은 물론, 전 회차의 90% 이상을 홀로 감당해야 했기에 감정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쉽지 않았던 작품. 수지는 "사실 작품이 저에게 들어왔을 때 '왜 나에게? 저요?' 했었다. 작품을 선택할 때 '이 역할을 내가 소화할 수 있을까' 제 자신에게 의문이 있었고 확신이 없었던 느낌이다. 나이대도 그렇고, 그 변화를 내가 잘 담아낼 수 있을지 고민이 됐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미지 자체도 내가 40대의 연기를 할 때 거부감이 있지 않을까 싶은 불안감이 있어서 이 역할을 선택하는 것이 욕심인지 고민했다. 그럼에도 욕심이 너무 컸기에 '잘하면 되지'하는 마음으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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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지르자!"던 수지의 선택이 완벽히 맞아떨어졌고, 그 결과 청룡 트로피까지 손에 쥐었던 바. 수지는 "사실 '즐기고 와야지'라는 마음으로 시상식에 참석했고, 내가 이런 상을 받아도 되는지에 대한 생각때문에 시상식에서는 기쁨을 누리지 못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큰 영광이고 다시 앞으로 더 힘차게 나아갈 수 있는 격려를 되게 세게 받은 느낌이다. '안나'를 그렇게 힘들게 선택하고 촬영하는 순간부터 떠올랐고, 촬영에 몰두하고 끝나고 나니 사람들이 좋아해줘서 막연히 '한 작품 또 끝냈다' 이런 마음으로 남았었는데, 한 작품 한 작품을 해나갈 때 상을 주신 것이 너무 큰 격려라고 생각한다. 또 다시 예전으로, 선택할 때의 그 순간으로 돌아가서 앞으로도 이렇게 소신대로 선택하고 잘 하라는 말인 것 같아서 앞으로 작품을 할 때도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수지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이두나!'의 공개를 앞둔 상황. 여기에 김은숙 작가, 이병헌 감독이 손을 잡은 '다 이루어질지니'의 주인공으로서 김우빈과 호흡을 맞출 예정이라 기대를 모은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