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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박해일(45)이 청룡영화상을 비롯해 올해 주요 영화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독식하며 2022년 최고의 배우로 등극했다.
청룡영화상에서 두 번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박해일은 "청룡영화상이라는 시상식 자체가 워낙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의 선택을 해왔고 그러한 선택이 모두의 공감과 지지를 받는 권위 있는 시상식 아닌가? 사실 후보로 초대를 받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인정을 받은 기분이라 수상까지는 정말 욕심내지도 않았다. 청룡영화상은 주인공을 만들기도 하지만 일단 초대받은 모든 영화인의 노고를 위로하고 장려하는 자리이지 않나? 또 이렇게 많은 선후배를 어느 자리에서 한 번에 만날 수 있겠나? 참석만으로 큰 의미를 가지는 시상식이라 감격했는데 덜컥 상까지 받았다. 정말 올해 더없이 행복한 선물을 받은 기분이다"고 웃었다.
그는 "시상식과 상이란 게 인정을 받았다는 의미도 있지만 상을 받으면서 사람들이 나를 다시 기억하고 곱씹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것 같아 그것도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다들 바쁜 삶으로 지나치거나 잊기 쉬운데 이 기회에 오랜만에 연락이 온 지인들도 있고 다들 '한 길을 오래 하다 보니 좋은 일이 있다'면서 축하를 보내주는 그 소중한 마음들을 보며 심정적으로 뭉클해졌다. 살면서 내 주변을 생각할 여유가 없었는데 이번 기회에 주변의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다시 느끼게 됐다"고 소회를 전했다.
박해일은 "그저 나는 투박하게 내가 하던 리듬대로 작품을 이어갔는데 올해 팬데믹이라는 영향 때문에 다양한 작품을 한꺼번에 선보이게 됐다. 투박한 나를 세련되게 가꿔준 감독도 있고 내 과묵함을 깊이 있게 만들어준 감독도 있었다. 그저 운이 좋았던 것 같다. 많은 감독이 내 연기 인생의 내비게이션과 같은 안내자 역할을 명확하게 해주고 있는 것 같아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박해일은 '헤어질 결심' 못지않게 '한산'에 대한 애정도 털어놨다. 박해일은 "김한민 감독의 입장이 돼보지 않아 감독의 마음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약간 서운한 눈치를 읽었다. 나 역시 '헤어질 결심'과 '한산' 연달아 개봉할지 정말 몰랐고 두 작품 모두 최선을 다해 임하려고 했다. 아무래도 '한산'도 너무 좋은 작품인데 '헤어질 결심'으로 상을 받다 보니 나도 모르게 마음 한켠에 미안한 마음도 있다. 그래서 '헤어질 결심' 팀에는 미안하지만 청룡영화상이 끝나고 '한산' 팀과 뒤풀이를 가지기도 했다. 김한민 감독과는 '극락도 살인사건'(07)부터 '최종병기 활' '한산'까지 세 작품 호흡을 맞추지 않았나? 김한민 감독도 수상에 너무 큰 축하를 해줬다. 박찬욱 감독이 미국에서 HBO Max 드라마 '동조자'를 열심히 촬영하고 있는데 한국에 돌아오시면 다 같이 '헤어질 결심' 뒤풀이하고 싶다"고 답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