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SC초점] SM이 보여준 IP의 힘…'캔디' 26년만 부활도 성공적

정빛 기자

기사입력 2022-12-18 12:35 | 최종수정 2022-12-19 07:25


H.O.T.의 히트곡 '캔디'를 리메이크한 곡으로 음원 차트 1위를 차지한 NCT 드림. 사진 제공=SM엔터테인먼트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유구한 역사와 전통의 힘은 무시할 수 없다.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가 면면히 계승된 인기 K팝으로 경쟁력을 확보, 지적재산권(IP)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6일 발매된 NCT 드림의 '캔디'는 소속 선배 H.O.T. 히트곡을 리메이크한 곡이다. 1996년에 나왔던 원곡이 약 26년 만에 새롭게 부활한 이후에도 좋은 반응을 얻어 눈길을 끈다.

특히 음원 차트에서 호성적을 거둬 시선을 모으고 있다. NCT 드림의 '캔디'가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 멜론에서 톱100 차트 1위를 차지한 것이다.

톱100 차트는 최근 24시간 이용량과 최근 1시간 이용량을 50:50 비중으로 합산하여 만들어지는 만큼, 상대적으로 대중성이 약한 보이그룹은 차트에서 불리하다. 차트 개편 후, 보이그룹이 해당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한 팀은 방탄소년단과 빅뱅밖에 없었다. 지난해 가요계를 강타한 MSG워너비(MOM)의 '바라만 본다'도 톱100 차트에서 최고 기록은 2위였다.

그런 가운데 NCT 드림이 신곡 공개 하루 만인 17일 오후 11시부터, 톱100 차트 정상에 오른 것은 눈 여겨볼 가치가 있다. 이를 두고 가요계에서는 '캔디'의 대중성과 NCT 드림의 팬덤 파워가 합쳐져, 시너지 효과를 냈다고 보고 있다.

'캔디'는 데뷔곡 '전사의 후예'로 조금씩 팬덤을 형성하던 H.O.T.가 대중적인 신드롬을 일으킬 수 있었던 곡이다. 다시 말해 '원조 아이돌' H.O.T.를 세간에 알린 곡으로, 현재의 K팝을 만든 뿌리 같은 노래로 통한다. 레전드 곡인 만큼, 후배 아이돌 그룹들이 커버를 많이 하는 곡이기도 하다.

사실 '캔디'를 리메이크한다는 것은 어느 정도 성과가 보장된 '치트키'나 다름없었다. 다만 원곡 이미지와 잘 어울리고, 팬덤이 탄탄한 인기 아이돌이 불러야 '캔디' 혜택을 '제대로' 누릴 수 있다는 관측이 있었다. 아무리 한 시대를 풍미했던 히트곡이지만, 비인기 가수가 리메이크한다면 큰 소득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올해 발표한 정규 2집이 판매량 361만 장을 돌파해 2연속 '트리플 밀리언셀러'가 되고, '2022 지니 뮤직 어워드' 올해의 앨범상 및 올해의 가수상 등 대상 2관왕을 수상하는 등 눈부신 기록 행진을 이어간 NCT 드림이기에 리메이크곡 '캔디'를 성공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청소년 연합팀'으로 출발한 NCT 드림의 팀 색깔도 '10대 타깃층'으로 나왔던 H.O.T.와 결이 비슷해, '캔디' 리메이크 적임자라고 풀이된다. NCT 드림의 이미지 또한 '캔디'의 상큼하면서 발랄한 콘셉트와 잘 맞는다.


또 여기에는 H.O.T.를 만든 SM 소속이어야 한다는 필요조건도 있어야 한다. 리메이크 경우 원래 원곡자의 허락이 있어야 하는데, SM 히트곡들은 대부분 소속 작가들이 만들어 저작권이 귀속되거나, 원곡자에게 구입해 SM에서 권리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캔디'가 성공적인 리메이크곡이 된 것은 SM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성공 공식이었던 셈이다.

앞서 에스파가 리메이크한 S.E.S.의 '드림 컴 트루', 슈퍼주니어가 리메이크한 H.O.T.의 '행복' 등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H.O.T., S.E.S., 신화, 플라이 투 더 스카이, 보아,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샤이니, f(x), 엑소, 레드벨벳, NCT, 에스파 등 오랜 기간 계속해서 K팝 톱 아이돌 그룹을 배출하고 또 히트곡들을 축적해온 '원조 K팝 왕국' SM의 IP는 계속해서 빛을 발휘할 전망이다.

한 가요 관계자는 "SM은 글로벌 K팝 기반을 닦은 회사다. 지금 수많은 가요 기획사들이 있지만, 유일하게 SM이 K팝 시초를 열었고 지금까지도 탄탄하게 이어오고 있다. 이것이 SM이 가진 경쟁력이다. 이제 SM의 IP는 한국 대중가요사에서 뺄 수 없다. 그간 연말 가요무대나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도 SM 가수들의 커버 무대는 꼭 있었다. 특히 최근에는 Y2K 열풍으로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문화가 재조명되고 있다. 이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회사 또한 SM이다. 이 막대한 IP들을 SM이 어떻게 또 활용할 것인지 기대된다"고 했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