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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일·탕웨이, 남녀주연상…'헤어질 결심' 작품상·감독상 '6관왕' (종합)[청룡영화상]

조윤선 기자

기사입력 2022-11-25 22:49



[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영화 '헤어질 결심'이 '제43회 청룡영화상'에서 6관왕을 차지했다.

25일 오후 8시 30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홀에서는 제43회 청룡영화상이 개최됐다. 김혜수와 유연석은 5년 연속 청룡영화상의 MC로 호흡을 맞췄다.

이날 최우수 작품상은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이 차지했다. '헤어질 결심'은 박찬욱 감독이 '아가씨' 이후 6년 만에 선보인 작품으로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20년 만에 한국 영화계 감독상의 영예를 안긴 바 있다. '헤어질 결심'은 올해 청룡영화상에서도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주연상, 조연상, 신인여우상 포함 무려 13개 부문 최다 후보에 이름을 올렸고, 이날 6관왕의 기록을 세웠다.

남우주연상의 트로피는 박해일이 거머쥐었다. 박해일은 영화 '헤어질 결심'을 함께한 박찬욱 감독, 정서경 작가, 탕웨이, 이정현, 고경표, 김신영 등과 많은 스태프들을 언급하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저한테는 올해 참 행복한 한해였던 거 같다. 이 한해의 의미를 언젠가 다시 관객분들께 갚아드리겠다. 기대해달라. 감사하다"며 담백한 소감을 밝혔다.

여우주연상은 '헤어질 결심'의 탕웨이가 받았다. 첫 한국 영화 출연작 '만추'를 통해 제32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후보로 이름을 올렸던 탕웨이는 11년 만에 '헤어질 결심'으로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트로피를 들어올린 탕웨이는 "이거 너무 좋아요. 청룡영화상 감사합니다"라며 사랑스러운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평생 하나의 좋은 시나리오, 좋은 캐릭터를 기다리며 산다. 어떤 때는 몇 달을 기다리기도 하고 몇 년을 기다리기도 하고 심지어는 몇 십년을 기다리기도 한다. 저는 송서래라는 사람을 만난 것이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같이 해주신 분들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엄마, 아빠 지금 만약 내 말을 들을 수 있다면 보고 있는 휴대폰 꺼달라. 눈을 보호하셔야 앞으로 내가 찍을 많은 작품을 보시지 않겠냐"는 귀여운 소감을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제43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25일 여의도 KBS홀에서 열렸다. 감독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을 대신해 김신영이 대리 수상을 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11.25/
박찬욱 감독은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수상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촬영 중이라 참석하지 못한 박찬욱 감독을 대신해 이날 '헤어질 결심'으로 신인여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던 김신영이 대리 수상에 나섰다. 김신영은 "이 자리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꿈 같다. 사람이 살다 보면 가장 어렵고 무서운 게 편견과 선입견과 싸우는 거 같다. 나 스스로도 '코미디언이 영화를? 다 우습게 보겠지?'란 생각을 가장 먼저 했는데 나 스스로보다 편견을 더 먼저 깨주시고 사람들의 선입견에 방패처럼 내 앞에 서주신 박찬욱 감독님께서 '소감은 꼭 신영 씨가 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박찬욱의 픽으로 대신 수상소감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로스앤젤레스에서 촬영하느라 못 갑니다. 원통합니다. 오랜만에 김신영 씨 만날 수 있었는데. 영화감독이 되어 좋은 점이 하나 있다면 여러 분야의 재능 있는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많다는 것입니다. '헤어질 결심'에서도 참 좋은 배우와 스태프 많이도 만났습니다. 그분들과 이 영광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라며 박찬욱 감독의 소감을 대신 전했다.


변요한과 오나라는 남녀조연상을 수상했다. 영화 '한산: 용의 출현'으로 남우조연상을 받은 변요한은 "진짜 받을 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수상소감 준비하지 않았다. 의식의 흐름대로 두서없이 말하는 게 내 특기"라며 재치 있는 입담을 뽐냈다. 그러면서 "2년 전에 부산, 강릉에서 많은 배우분들과 스태프분들이 정말 전쟁같이 찍었던 영화 같다. 다시 돌아가라고 하면 절대 찍지 않겠다. 차라리 군대를 한 번 더 갔다 오겠다. 그 정도로 작품에 큰 애정이 있었고, 많이 즐겼던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연기가 너무 재밌고 즐겁다. 그동안 너무 많은 좋은 선배님들과 동료 배우분들 덕분에 지혜가 좀 더 생기는 거 같다. 변요한이라는 사람이 인격체로만 좀 더 다듬어졌으면 좋겠다. 다시 태어나도 배우 하고 싶다"는 솔직하면서도 연기에 대한 애정이 담긴 소감을 전했다.


오나라는 '장르만 로맨스'로 여우조연상을 차지했다.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은 오나라는 "정말 예상 못하고 왔다. 청룡에 처음 초대받았는데 수상이라니 말도 안 되는 일인 거 같다. 정신 차려야 한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삭발 투혼까지 감행한 조은지 감독의 절실함을 믿고 작품을 했다는 그는 "잘한 건지 못한 건지 영화 끝날 때까지 물음표가 남아있었다. 찝찝함 남겨 놓고 다른 작품 계속하다가 2년 뒤에 결과 보게 됐는데 결과 봤더니 감독님 마음 알 거 같더라"며 애틋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비워내고 내려놨던 공간 속에 좋은 사람들로 채워져 있다는 걸 깨닫게 됐다. 그리고 벌어져 있던 틈새를 청룡이라는 묵직함이 완벽하게 메꿔준 거 같아 너무나 감사하다. 청룡이라는 역사에 제 이름 올릴 수 있어서 너무 영광이다"라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또 "앞으로도 비워내는 과정 속에서 좋은 사람들로 채워가겠다. 재산은 물질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걸 일찍이 알려준 김도훈 씨 너무 사랑하고 감사한다"며 22년째 열애 중인 남자친구 김도훈을 언급하며 애정을 표현했다.


제43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25일 여의도 KBS홀에서 진행됐다.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이정재감독을 대신해 정우성이 대리수상하고 있다. 여의도=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2022.11.25/

제43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25일 여의도 KBS홀에서 열렸다.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이정재를 대신해 정우성이 대리 수상을 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11.25/
첫 연출작 '헌트'로 연출력을 인정 받은 이정재는 이날 신인 감독상을 받았다. 현재 영국에서 촬영 중인 이정재를 대신해 이날 무대에는 정우성이 올라 대리 수상했다. 정우성은 "제가 후보로 노미네이트 된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심장이 나대던지. 진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잘 전하기는 할 텐데 저야 제 친구, 동료에게 상을 전해줄 수 있는 개인적인 좋은 추억이 생겨서 좋은데 당사자를 보고 싶은 분들이 계실 테니까 전화 한 번 해보겠다"며 무대에서 이정재에게 전화 연결을 시도했다.

영국에서 전화를 받은 이정재는 수상했다는 정우성의 말에 "남우주연상?"이라며 깜짝 놀랐다. 이에 정우성은 "남우주연상 받았다고 감독님한테 전화하면 큰 오버다. 신인감독상 받으셨다.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관객석에서는 박수가 쏟아졌고, 이정재는 "정말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헌트'가 저희들에게도 의미가 있는 영화였지만 무대 인사를 5주 차 하면서 관객분들이 와주신 꽤 의미 있는 영화라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며 "'헌트'를 사랑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스태프, 배우, 우성 씨께 감사드린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남녀신인상은 김동휘와 김혜윤에게 돌아갔다.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로 신인남우상을 받은 김동휘는 "이 영화를 3년 전에 찍었다. 3년 전에 회사 없이 혼자 오디션 보면서 찍었는데 그때 주변 제작사 대표님, 감독님, 최민식 선배님까지 다들 도와주셔서 영화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이 영화는 과정을 그린 영화인데 배우 생활 시작하고 나서 조마조마한 초조한 마음에 항상 내일만 바라보면서 살았던 거 같다. 오늘 이 상을 받으면서 다시 한번 상을 받게 된다면 과정에 대해서, 지금까지 얼마 안 되지만 지나온 시간을 반추해보면서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거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혜윤은 영화 '불도저에 탄 소녀'로 신인여우상을 수상했다.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깜짝 놀란 표정을 지은 김혜윤은 "3년 전에 시상자로 왔는데 그때 대선배님들 보면서 TV에서 보던 분들 봬서 긴장 많이 했는데 지금도 똑같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어 "요즘 연기 하면서 굉장히 행복하고 기쁘고 설레고 떨리는 마음보다 굉장히 무섭고 두렵고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걱정과 근심이 더 많았다. '내가 연기를 잘하고 있는 걸까. 올바르게 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이 많이 들면서 물음표가 많이 생겼는데 그런 물음표들이 오늘 이 자리를 통해서 느낌표로 바뀐 거 같다. 느낌표로 바뀌게 해주신 모든 분들 너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제43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25일 여의도 KBS홀에서 진행됐다. 청정원 인기스타상을 수상한 고경표, 이지은, 다니엘 헤니, 임윤아가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여의도=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2022.11.25/
고경표, 이지은, 다니엘 헤니, 임윤아는 '청정원 인기스타상'을 받았다. 고경표는 "사실 축하 무대 즐기려고 왔다가 예상치 못하게 상까지 받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헤어질 결심' 팀 너무 감사드린다. 참석해주신 선·후배, 동료분들 감사드린다. 너무 송구스럽다. 너무 존경하고 너무 사랑하는 이분들과 함께 이 자리에 서 있을 수 있다는 게 너무 기쁘다. 더 열심히 하도록 하겠다. 많이 사랑해달라"고 전했다. 임윤아는 "참석하게 되는 것만으로도 너무나도 영광인 청룡영화상에서 인기상까지 주셔서 감사드린다. '공조1' 사랑해주신 분들이 있으셨기 때문에 '공조2'로도 인사드릴 수 있었던 거 같다. '공조'와 민영이를 응원해주시고 사랑해주셨던 분들께 너무 감사드리고 투표해주신 팬분들께도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지은은 "청룡영화상에 처음 초대가 돼서 왔는데 이런 좋은 상까지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브로커' 팀 덕분에 올해 좋은 자리를 너무 많이 다녔다. 함께 할 기회 주신 '브로커' 팀께 감사하고 팬분들 유애나 너무 감사하다"고 전했다. 다니엘 헤니는 "우리 영화 '공조2' 많이 사랑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이렇게 한국에서 17년 동안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에 너무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말했다.

한편 제43회 청룡영화상은 2021년 10월 15일부터 2022년 10월 30일까지 개봉한 한국 영화를 대상으로 전문가집단 투표와 네티즌 투표 결과를 반영해 각 부문별 후보작(자)을 선정했다.

-다음은 제43회 청룡영화상 수상자(작) 명단이다.

최우수작품상=

감독상=박찬욱 (헤어질 결심)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변요한 (한산: 용의 출현)

여우조연상=오나라 (장르만 로맨스)

신인감독상=이정재 (헌트)

신인남우상=김동휘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신인여우상=김혜윤 (불도저에 탄 소녀)

갱상=정서경·박찬욱 (헤어질 결심)

편집상=김상범 (헌트)

촬영조명상=이모개·이성환 (헌트)

음악상=조영욱 (헤어질 결심)

미술상=한아름 (킹메이커)

기술상=허명행·윤성민 (범죄도시2)

최다관객상=범죄도시2

청정원 단편영화상=새벽 두시에 불을 붙여

청정원 인기스타상=고경표·이지은·다니엘 헤니·임윤아

supremez@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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