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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이우주 기자] '특종세상' 이영화가 화려함 뒤 숨겨뒀던 인생의 굴곡들을 털어놨다.
이영화가 가수가 된 계기도 순탄치 않았다.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가세가 기울면서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것. 이영화는 성인이 되기도 전에 밤무대에서 노래하며 가장이 되었다. 이영화는 "저희 식구들이 제가 아니면 굶어 죽게 생겼다. 어느 날 집에 갔는데 동생들이 방바닥에 누워있더라. 배가 고파서 힘 빠질까 봐 누워있는 거라더라. 부모가 너무 원망스러웠다. 제가 아니면 저희 식구들이 다 굶어 죽겠다 싶어서 노래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데뷔하자마자 혜성처럼 떠올랐지만 비밀을 갖고 있던 이영화의 불안감은 그럴수록 더 커지기만 했다. 이영화는 "제가 그때 당시 아기 엄마였다. 노심초사해서 악몽까지 꿀 정도"라며 "기사만 나오면 내 기사인가 싶어 조마조마했다. 이걸 들키면 내가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있을까 싶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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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화는 정병하 씨와의 만남에 대해 "이 사람이 처음에 명함을 줄 때는 무슨 수산이라 적혀있었다. 설마 그쪽 사람이라곤 생각도 못했다. 정이 조금 들 때쯤 그런 사림이라는 걸 알게 됐다. 처음에는 계속 만나야 하나 망설였다"고 남편과의 만남을 떠올렸다.
정병하 씨 역시 "만나고 보니까 내가 생각한 것보다는 조금 실망을 했다. 눈 밑에 다크서클이 많았고 얼굴에 많은 어둠이 있었다. 내가 생각하는 화려한 인생을 사는 사람이 아니고 여러 문제가 있는 가수가 아닌가 싶었다"며 "내가 만약 결혼한다면 최선을 다해서 영화 씨를 아름답게 해주고 싶은 마음에서 적극적으로 대시를 했다"고 밝혔다.
힘든 일을 연달아 겪으며 누군가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던 이영화를 그저 웃게 해주고 싶었다는 남편. 이영화는 "결혼을 하고 싶지 않아서 조건을 붙여봤다. 그렇게 되면 어떤 말이 나올까 싶어서 목회자의 길을 걸어라. 시민회관에서 콘서트를 열어달라는 조건을 제시했다. 진짜 콘서트를 준비하더라"라고 밝혔다.
부산은 이영화의 제2의 고향. 이영화는 연고 없는 부산에 남편 하나 믿고 내려와 지냈다고. 이영화는 본업인 가수로도 다시 활동 중이다. 이영화의 남편은 매니저를 자청하며 이영화를 돕고 있다. 이영화는 "잊혀 간다는 것 자체가 예전엔 참을 수 없었지만 이제는 마음이 많이 편해졌다. 지금은 무대를 안 가린다. 저를 찾아주시는 분들이 계시면 어디든지 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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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떠난 아들을 떠올리기도 했다. 이영화는 "제 아들이 작곡 공부를 한다고 혼자 자취를 하겠다더라. 반지하 방에서 밤새 무리해서 작곡을 하다 보니까 몸이 원래 안 좋은 상태였던 거 같다. 새벽에 전화가 와서 응급실이라 해서 달려갔더니 벌써 저희 아들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심근경색으로 떠났다"고 털어놨다.
이영화는 "오로지 먹고 사는 것 활동하는 것에만 집중하고 힘들게 살아서 어렸을 때부터 애를 돌보지 못했다. 놀이공원 한 번 못 갔을 정도였다. 병원에 도착해서 소식을 들었을 때는 이게 아닐 거다 싶었다"며 아들에게 갖고 있는 죄책감에 힘들어했다.
그런 이영화를 보듬어준 건 남편. 이영화는 "내가 이 사람을 안 만났더라면 구렁텅이에 빠져있을 거고 슬픔에 빠져있었을 거다. 남들이 왜 그런 사람이랑 만났냐 욕할지 몰라도 저한테는 고마운 귀인"이라며 남편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wjle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