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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칼럼]해외 한식당, 한복 유니폼으로 한국 문화를 담아낼 때

이정혁 기자

기사입력 2022-04-02 11:47 | 최종수정 2022-04-04 06:52


육주희 전 월간식당 편집장

프랑스 타이어 회사 미슐랭이 매년 발표하는 레스토랑 평가안내서 '미쉘린 가이드 서울 2022'를 발표했다. 총 33곳이 별을 받았는데, 이 중 일식당이 8곳에 달해 서울인지 도쿄인지 헷갈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프랑스 파리에선 시민들이 도심에 늘어나는 일본 라멘집들 때문에 빵을 사기 어렵다며 시에 청원을 냈다는 외신도 있을 정도다.

비단 미쉘린 가이드뿐 아니라 국내에도 스시전문점을 비롯, 이자카야와 라멘 전문점까지 합치면 실로 어마어마한 숫자의 일식당을 찾아볼 수 있다. 이렇게 일식의 세계화를 가능하게 만든 요인은 무엇일까? 해외에 일찌감치 진출한 까닭일까? 아니면 일본의 막강한 경제력이 그 이유일까?

전문가들은 일식당엔 문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말 그대로 일식당엔 일본이 있다는 것이다. 가부키로 대표되는 문화에 각종 일본 인형, 가면, 스모 대진표에 일본 전통 그림까지 일본의 전통과 역사 풍물을 전하는 모든 요소들을 일본을 알리는 콘텐츠로 삼고 있는 것이다. 반면 한식당에는 몇몇에서 한국화나 반닫이 같은 목기를 볼 수 있을 뿐 한국을 상징하는 그 무엇을 찾기가 어렵다. 국내 상황이 이러다 보니 해외는 말할 것도 없다.

어느 나라 사람 할 것 없이 외식의 비중이 높아지다 보니 20년 뒤엔 세계 외식시장 규모가 자동차 시장과 IT산업 시장을 합친 것보다 커지리라는 추정도 나온다. 세계 여러 나라들이 자국의 요리와 식당을 홍보하는 이유다.

우리 정부 역시 한식 세계화에 발 벗고 나섰다. 하지만 이보다 앞서 필요한 것은 한식과 함께 공간 모두에 한국의 전통과 역사를 담아내는 일이다.

누가 봐도 한눈에 한식당임을 알아볼 수 있는 독특한 문화 콘텐츠를 입히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농림축산식품부는 2019년부터 해외 한식당을 통해 우리 문화의 다양성을 더 적극적으로 알리고자 '해외 한식당 한국적 이미지 제고' 사업을 추진해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은 '한국적 이미지 강화를 위한 대표 물품 개발'과 '서체 발굴 및 브랜딩 패키지 개발'에 이어 지난해 '한식당 한복 유니폼 디자인 개발' 사업을 전개하며 한식과 한식당의 매력을 해외에 알리는 첫발을 디뎠다. 새롭게 선보인 한복 유니폼은 단령의 깃에서 영감을 받은 라운드넥의 조리복을 비롯해 배자의 곡선을 살린 고급형 스태프복, 저고리의 깃과 동정을 표현한 활동형 스태프복, 한글과 맛보자기에서 영감을 받은 장신구까지 다양하다. 우리의 문화를 담은 물품들을 도입하는 한식당이 하나둘씩 늘어날 수 있도록 국가적 지원이 지속되어야 한다. 한식당을 개인의 영업장이 아니라 외국인들이 한국 문화를 경험하게 하는 문화기지로 바라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오징어게임, 기생충, 미나리, K-팝 등 한류 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지금이 한국의 문화와 한식을 해외에 제대로 알릴 적기다. 세계인이 한국 문화에 꽂혀 있는 지금이야말로 해외에 진출해 있는 한식당을 통해서 한국이 문화강국임을 입증할 콘텐츠를 선보일 시기라는 이야기다. 다른 상품처럼 외식비용 역시 브랜드에 따른 심리적 만족감과 이색적인 경험에 지불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육주희 전 월간식당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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