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고보결(31)에게 '하이바이, 마마!'는 많은 의미를 지닌 작품이다. 그동안 해보지 못했던 '삶'에 대한 고민을 해볼 수 있었고, 소중한 배우들도 많이 알게 됐다. 여기에 주연급으로 발돋움한 작품이라는 의미도 깊다. 모성애 연기 역시 처음 도전해본 것. 연기를 통해 '진짜 엄마'가 된 것 같았다는 고보결에겐 미소가 가득했다.
유독 우여곡절이 많았던 현장이었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때 의심자가 발생하며 촬영이 이틀간 중단하기도 했고, 전은숙 역을 연기했던 김미경이 촬영 중반 맹장염으로 수술까지 받으며 힘든 시간을 이어갔다. 고보결은 이때를 떠올리며 "여러 제작 환경이나 많은 일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던 촬영장이었다. 그런데 무리하지 않고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촬영했고, 그래서 너무 감사드린다"는 인사를 전했다.
고보결은 최종회까지 '차유리가 아닌, 오민정의 성장스토리'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극 전면에서 활약했다. 그는 손사레를 치며 "이야기의 흐름은 차유리라고 생각했다. 유리가 당연히 주인공이고 유리가 49일을 살아가며 어떤 것을 느끼고 어떤 것을 소중하게 생각하는지가 비춰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저는 '유리는 참 천사 같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
그렇다면, 고보결이 생각한 '하이바이, 마마!'의 메시지는 뭐였을까. 그는 "제가 느끼기에는 너무나 일상적이라서 놓칠 뻔했던 소중함. 가족의 소중함이나 삶의 가치들을 조금 더 생각하게 하게끔 하는 메시지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덧붙이자면 마지막 장면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환생을 할 때 사람이 되려면 두 가지 질문에 '네'라고 답하면 된다고. 첫 질문은 '살아가며 행복했는지'였고 두 번째는 '나로 인해 다른 사람이 행복했는지' 질문이 있었는데 그걸 생각해보게 됐다. '나는 행복했나, 행복을 줬나'. 사실 저는 많이 부족한 거 같았다. 이 대답에 '네'라고 하려면, 그런 삶을 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고, 한 번씩 이 질문을 던져봐도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바빠서 이런 질문을 하게 되는 기회가 흔치 않고, 잊어버리게 되는데 사실은 가장 중요한 지점이지 않나. 살아가는 대로 사는 것과 생각고, 가치있는 것을 '놓치지 말아야지'하는 것은 삶의 질이 다를 거라고 생각해서 개인적으로 깨달은 지점도 있다. 보시는 분들도 느끼셨다면 감사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차유리의 환생 스토리 만큼이나 중요했던 것은 바로 오민정의 '진짜 엄마 되기'. 고보결은 "초반의 민정이는 숨겨져 있고 가려진 캐릭터였던 거 같다. 타인의 눈을 통해 설명이 되는 부분들이 많은데 민정이는 대사가 없고, 유치원 학부모들의 입을 통해 말이 전달되고 설명이 되니 뭐가 좀 떨어지거나 싸한 부분들이 말을 통해 설명되는 게 많았다. 아주머니들 편견 속 오민정이 먼저 소개가 된 거다. 후반부로 갈수록 민정이는 유리의 눈을 통해서, 말을 통해서 설명이 되는 부분들이 많았다. 숨겨진 민정이의 진심이 나온 거다. 원래 민정이는 이런 사람이라는 것이 누구보다 그를 잘 아는 유리의 입으로 설명이 되면서 회차를 거듭할수록 민정이 진짜 모습이 나온 거라고 생각한다. 누구보다 유리라 친구가 될 수 있던 거 같고 그렇게 생각한다"고 해석했다.
차유리의 눈을 통해 오민정의 진심이 표현된 만큼 극중 차유리와 오민정의 케미도 특별했다. 여기에 '찐언니' 같았던 고현정(신동미)의 합류가 삼총사를 완성하며 '극강의 워맨스'를 표현했다는 평이다. 고보결은 "김태희 선배느 실제로도 천사 같다. 가끔 얘기를 나누다가도 '진짜 천사인가' 그런 생각이 들 정도였다. 원래의 그 착하고 천사 같은 성품이 드라마를 통해 발휘가 된 거 같았다"며 "매 순간 그러기도 쉽지 않으실텐데 한 번도 인상을 찌푸린 적이 없고, 힘들지도 않다고 하신다. 오히려 저나 다른 후배들, 스태프들에게 '괜찮냐. 힘들지 않느냐'고 물어봐주시고 모두를 존중해주신다는 느낌이 들었다. 또 그 행동, 태도, 자세가 모두 배울 점이라고 생각했다. 언니와 연기 호흡을 맞추다 보면 언니가 카메라에 비추지 않는 제 바스트샷을 찍을 때 카메라 밖에 계심에도 정성을 다해서 연기를 해주셨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감동을 받았고, 그런 선배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
|
김태희가 천사라면, 신동미는 옆에서 고보결을 많이 챙겨줬던 은인. 고보결은 "신동미 선배는 워낙에 활기차고 현정이와 닮은 점에 많았다. 활발하고 쾌활하고 치찬도 아끼지 않으셨다. 저와 연기할 때 저를 '상또(상 돌아이)'라고 부르셨는데, 제가 술에 취해 넘어지는 신을 찍을 때 대학 때 연습했던 낙법을 사용한 이후 그렇게 부르셨다. 그 이후 엄청 가까워지고 부쩍 가까워진 것도 다 언니가 너무 쾌활하고 잘 감싸줬기 때문이었다"며 "언니는 워낙에 저를 잘 감싸주는 편이었고 격려를 많이 해줬기 때문에 언니와 촬영할 때마다 너무 재미있게 촬영을 했다. 언니가 '강화에게는 계근상이 있고, 유리에게는 현정이가 있는데 너만 혼자 있어서 조금 그랬다. 마음에 안쓰러웠다. 그래서 나라도 있을때 같이 끼가 표출되면 좋겠다'고 해줘서 격려가 많이 됐다. 그 마음이 느껴져서 정말 즐겁게 촬영했다"고 밝혔다.
세 배우의 호흡이 돋보였기에 '워맨스가 좋다'는 평도 있었다. 고보결은 "정말 듣기 좋은 말이었다. 큰 칭찬으로 느껴졌고, 신경을 많이 쓴 부분이기도 했다. 저희가 너무 즐겁게 촬영한 만큼 현장 분위기가 영상에 잘 담겨서 보시는 분들도 그렇게 느끼신 것이 아닌가 싶었다. 저희도 즐겁게 촬영을 했는데 보시는 분들도 즐거워해주셔서 감사하고 좋았다"는 후기를 남겼다.
워맨스뿐만 아니라 그를 돋보이게 만들었던 모성애 연기도 시선을 끌었다. 고보결은 "제가 염려했던 모성애 부분들이 우진이로 하여금 이끌어내진 것 같았다. 저절로 마음이 가니까 모성애가 생겼다. 제 지금 핸드폰 배경화면도 우진이다. 저희 어머니가 제 사진을 배경화면으로 하시는데 저도 따라해봤다. 엄마의 감정을 느끼고 싶어서. 그런데 이렇게 배경을 하고 다니다 보면 사람들이 '누구냐'고 묻지 않나. 그럴 때마다 '내 딸이야'하면서 자랑을 하게 되더라. 얘기하다 보면 정말 할 얘기가 많다. 저절로 딸바보가 됐고 정말 고마웠다. 우진이가 사랑스러워서 마음이 저절로 갔다"며 밝게 웃었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 덕분일까. 고보결은 '재발견'이라는 호평까지 탄생시켰다. 그는 "너무 감사했다. '재발견'이라는 말이 제가 기존에 해왔던 어린 역할들과는 다른 것을 했기 때문에 나온 것 아니냐. 지금은 제가 완전히 다른 인물을 연기해서 그렇게 봐주신 것 같다는 생각이다. 너무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또 다양한 캐릭터를 시청자들께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다양한 작품과 캐릭터로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발전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졌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벌써 10년차 배우가 된 고보결은 지금까지 해온 연기보다 앞으로 하고 싶은 연기가 더 많은 배우. 그는 "청춘 드라마도 해보고 싶고, 장르물이나 누아르, 형사물, 멜로, 짙은 멜로를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도 있다. 조금 더 사랑에 집중한 작품도 해보고 싶고, 최근에는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를 보는데 보면서 시도 읽어주고 하시니 계속 차도 마시게 됐다. 그런 역할들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고보결은 '하이바이, 마마!'를 마친 뒤 차기작을 검토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무료로 알아보는 나의 운명의 상대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
- Copyrigh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