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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김수현 기자] '하이바이,마마!'가 정 많고 사연도 많은 귀신들의 이야기로 공감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 감당할 수 없는 아픔, 그럼에도 혁진 모자가 이별을 수용하는 법
어린이집에 머물며 의도치 않게 조서우(서우진)를 위험에 빠뜨렸던 아이 귀신은 차유리에게 퇴치해야 할 대상일 뿐이었지만, 혁진(박재준)이라는 이름을 알게 됐을 때 아이의 사연이 궁금해졌다. 혁진이의 사연은 그를 승천시킬 수 있는 열쇠였다. 삶과 죽음을 구별할 수 없는 나이에 세상을 떠난 혁진이는 평소 그랬던 것처럼 어린이집에서 엄마를 기다리고 있었다. 혁진이의 엄마에게도 죽음은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이자 감당할 수 없는 아픔이었다. "하루에도 저렇게 많은 사람이 죽는데 왜 난 아니겠지, 내 새낀 더더욱 아니겠지 하면서 당연하게 살았나 몰라"라는 전은숙의 덤덤한 말처럼, 혁진 엄마는 당연하지 않은 나날들을 받아들이지 못해 괴로워하고 있었다.
#떠난 이와 남겨진 자의 그리움, 여전히 서로를 생각하는 진정한 가족 필승 패밀리
'평온납골당' 귀신 패밀리 가운데 가장 집요한 필승 패밀리(박은혜, 김대곤, 신수연)는 성장한 장필승(이시우)을 여전히 아이 취급했다. 그들이 차유리에게 부탁하는 소원도 사소하기 짝이 없었다. 휴지를 화장실 너머로 던져주고, 엉망이 된 집 안 청소와 따뜻한 밥 한 끼가 전부였다. 유치하고 소소했던 소원의 이유는 죽음의 사연이 공개된 후에야 이해할 수 있었다.
어린 장필승만 남겨두고 눈앞에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던 필승 패밀리. "남들한테 공기처럼 다 있는" 가족의 온기를 느끼지 못했을 장필승은 그들에게 여전히 어린아이 같았다. 가족이 있을 하늘에 가까워지고 싶어 '파일럿'이라는 꿈을 키운 장필승의 진심도 그들과 다르지 않았다. 평생 가족을 그리워했던 장필승과 장가가고 아빠 되는 걸 지켜보겠다는 필승 패밀리의 마음이 시청자들을 울렸다.
#서로의 인생을 비추는 거울, 가난했지만 자랑스러운 김기사 부녀 눈물의 버진로드
죽어서도 가족 걱정뿐이던 '김기사' 김판석(이대연)은 딸 김 선생(고은민)의 결혼 소식에 기뻐했지만, 정작 딸의 표정은 어두웠다. 결혼식도 보지 못하고, 딸 키운 보람 있다는 소리 한 번 못 들어보고 떠난 아버지에 대한 안타까움이었다. 좋은 날 마음껏 기뻐하지 못하는 딸을 위로하기 위해 김기사는 차유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어려움의 순간마다 딸을 다독였던 "괜찮아 어쩔 수 없지"라는 말이 다시 한번 딸을 위로했다.
아버지의 편지를 받고 나서야 웃으며 버진로드를 걸어 들어간 딸의 곁에 김기사도 함께였다. 김기사의 친구들도 "김판석이 정말 수고 많았다", "딸 키운 보람 있다"며 김기사의 인생에 축하를 보냈다. 김기사도 마찬가지였다. 가난 때문에 고생했지만 매일 안치단을 찾아오는 가족들이 있어 수백억 재산의 백회장(이병준) 보다 행복한 이가 김기사였다. "사람이 바르게 잘 살아야 하는 이유가 있다. 내 인생이기도 하지만 부모의 인생이기도 하다"는 말처럼 바르게 잘 살아온 김기사와 딸은 인생의 거울이 되어 서로의 삶을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죽음의 문턱에서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그것은 사랑, 정귀순 모녀의 눈물
정귀순(반효정 분)은 딸의 항암 치료 날이면 언제나 병원을 찾았다. 옆에서 힘껏 응원하며 눈물짓는 정귀순의 마음이 닿은 것일까, 딸은 고통스러운 항암 치료를 진통제도 없이 견뎌냈다. 딸에게는 정귀순의 마지막 길을 붙잡았던 일이 사무치는 아픔으로 남아있었다. 손을 쓸 수 없다는 의료진의 권고에도 할 수 있는 모든 치료를 동원했고, 정귀순은 마지막으로 아프다는 말을 남겼다.
고통스러웠던 정귀순의 마지막을 생각하면 딸은 항암 치료의 고통을 이겨낼 수 있었다. 제대로 된 유언도 남기지 못하고 '아파'라는 마지막 말로 딸의 마음에 대못을 박은 어머니의 마음이 어찌 편할 수 있을까. 하지만 예행연습 없는 죽음의 문턱에서 누구도 현명하고 이성적인 선택을 할 수 없다. 다만 끝내 엄마를 붙잡은 딸의 선택도, 고통 속에 '아프다'는 말만 남기고선 오랫동안 이승을 떠나지 못하는 정귀순의 선택도 모두 '사랑'이었다. 환자복을 입고 점점 더 엄마를 닮아가는 딸과 안타까움을 쏟아내는 정귀순의 눈물은 가슴을 울렸다.
한편,
shy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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