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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이름값의 시대는 갔다는 남궁민의 말처럼, SBS의 과감한 선택들이 빛을 보고 있다. 신인 작가의 작품을 프라임 시간대에 전략적으로 편성하며 유쾌한 반란을 보여주고 있는 것.
무엇보다도 '스토브리그'가 사랑받은 이유는 '신선함'이라는 무기가 있었기 때문. 신파나 사연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드라마 그 자체의 재미에 집중했고 드라마에 등장하는 등장인물 개개인에게도 이유와 서사를 부여해 시청자들의 감정이입을 확실하게 도와줬다. 뿐만 아니라 야구팬들도 인정한 리얼한 현실고증이 시청자들의 몰입을 도왔다. 이신화 작가는 스포츠조선에 "허구의 드라마를 만든다는 것을 잊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했지만, 연봉협상과 귀화선수 등에 대한 디테일들이 몰입도를 확실히 높이기도 했다. 남궁민은 신인작가인 이신화 작가의 글을 접하고는 "이름값의 시대는 갔다고 생각한다"는 명언을 남겼음은 이미 유명한 일화가 됐다.
이 자리를 이어받은 '하이에나' 역시 신인 작가의 손에서 탄생한 작품. 2013년 SBS 극본공모전에서 무려 1015편에 이르는 공모작 중 우수상을 수상했던 김루리 작가의 첫 장편 데뷔작이다. 2015년 특집드라마를 선보인 바 있던 그는 오랜 보조작가 생활에 이어 자신의 작품을 세상에 다시 선보이며 확실히 인정을 받고 있는 모양새다.
과거 정의를 위해 앞장서던 변호사들과 달리 정금자와 윤희재는 자신들의 성공을 위해 달리는 인물들이다. 의뢰인이 어떤 죄를 지었든, 자신들을 위해 앞장서는 것. 이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오히려 더 '현실적'이라는 공감을 받고 있다. 이상만을 바라보던 변호사들과 달리 눈앞의 성공을 추구하는 이들의 모습이 더 현실적이라는 평이다. 이는 김루리 작가가 과거 선보였던 특집드라마 '에이스'가 밑바탕이 됐다. 당시에도 항소전문 변호사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가형우(이필모)를 주인공으로 삼은 바 있다. 그가 바로 정금자와 윤희재라는 캐릭터를 만드는 배경이 된 셈이다.
여기에 '별에서 온 그대' 등을 연출했던 장태유 감독의 손길이 닿았고, 정금자를 대한민국 최고 배우라 불리는 김혜수가, 윤희재를 주지훈이 만지니 드라마의 '색'이 살아났다는 평. 김루리 작가가 만든 세계관에 역대급 출연진과 연출진이 붙어 이를 더 풍부하게 만들어줬다는 얘기가 됐다. 드라마국 관계자는 스포츠조선에 "신인 작가들의 신선한 글이 시청자들에게 통하는 것은, 그동안 우리가 익숙하게 접해왔던 드라마적 문법과는 차별화된 힘이 있기 때문"이라며 "상식과 틀을 깨는 신인 작가들의 글을 적극적으로 기용할수록 높아진 시청자들의 눈높이에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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