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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스토브리그'→'하이에나'..SBS, 입봉 작가로 2연속 홈런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0-03-18 07:55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이름값의 시대는 갔다는 남궁민의 말처럼, SBS의 과감한 선택들이 빛을 보고 있다. 신인 작가의 작품을 프라임 시간대에 전략적으로 편성하며 유쾌한 반란을 보여주고 있는 것.

SBS가 드라마 풍년을 다시 맞았다. 한동안 '폭망'이라 불리는 작품들을 선보였던 지난해를 지나 '낭만닥터 김사부2'(강은경 극본, 유인식 이길복 연출)에 이어 '스토브리그'(이신화 극본, 정동윤 연출), '하이에나'(김루리 극본, 장태유 연출)까지 3연속 작품을 성공시키며 드라마왕국 타이틀을 점차 찾아오고 있다. 게다가 놀랍게도 이 신화를 함께하고 있는 작품들 중 두 개가 바로 신인 작가들의 손에서 탄생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눈길이 한번 더 간다.

SBS는 지난해부터 금토드라마 라인업을 탄탄하게 가져오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야구 프런트들의 이야기를 전면에 끌어온 스포츠 오피스 드라마 '스토브리그'로 먼저 재미를 봤고, 피도 눈물도 없는 변호사들의 이야기를 그린 '하이에나'로 두 번째 재미를 보는 중이다. '스토브리그'는 남궁민과 박은빈을 필두로 선수보다도 더 선수같은 배우 라인업을 통해 자신들만의 세계관을 구축했고, 종영 후 한달이 넘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시청자들 사이에서 여전히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

무엇보다도 '스토브리그'가 사랑받은 이유는 '신선함'이라는 무기가 있었기 때문. 신파나 사연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드라마 그 자체의 재미에 집중했고 드라마에 등장하는 등장인물 개개인에게도 이유와 서사를 부여해 시청자들의 감정이입을 확실하게 도와줬다. 뿐만 아니라 야구팬들도 인정한 리얼한 현실고증이 시청자들의 몰입을 도왔다. 이신화 작가는 스포츠조선에 "허구의 드라마를 만든다는 것을 잊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했지만, 연봉협상과 귀화선수 등에 대한 디테일들이 몰입도를 확실히 높이기도 했다. 남궁민은 신인작가인 이신화 작가의 글을 접하고는 "이름값의 시대는 갔다고 생각한다"는 명언을 남겼음은 이미 유명한 일화가 됐다.

이 자리를 이어받은 '하이에나' 역시 신인 작가의 손에서 탄생한 작품. 2013년 SBS 극본공모전에서 무려 1015편에 이르는 공모작 중 우수상을 수상했던 김루리 작가의 첫 장편 데뷔작이다. 2015년 특집드라마를 선보인 바 있던 그는 오랜 보조작가 생활에 이어 자신의 작품을 세상에 다시 선보이며 확실히 인정을 받고 있는 모양새다.

'하이에나'는 김루리 작가가 SBS 특집극 '에이스'를 쓴 이후 다시 선보이는 변호사 드라마. 오직 성공만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는 변호사들의 치열한 생존기를 그려내고 있다. 등장인물인 정금자(김혜수)와 윤희재(주지훈)가 중심이 되어 성공과 승소만을 위해 열정을 다한다는 이야기는 '하이에나'가 가진 굵직한 줄기. 여기에 정금자와 윤희재의 섹시한 텐션들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며 시청률 수직상승에도 도움을 줬다. 지난 8회분에서는 정금자와 윤희재의 격렬한 키스신이 전파를 타며 반응을 확실하게 끌어올렸고, 이 덕분에 시청률 역시 12.5%를 돌파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의 문을 열었다.

과거 정의를 위해 앞장서던 변호사들과 달리 정금자와 윤희재는 자신들의 성공을 위해 달리는 인물들이다. 의뢰인이 어떤 죄를 지었든, 자신들을 위해 앞장서는 것. 이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오히려 더 '현실적'이라는 공감을 받고 있다. 이상만을 바라보던 변호사들과 달리 눈앞의 성공을 추구하는 이들의 모습이 더 현실적이라는 평이다. 이는 김루리 작가가 과거 선보였던 특집드라마 '에이스'가 밑바탕이 됐다. 당시에도 항소전문 변호사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가형우(이필모)를 주인공으로 삼은 바 있다. 그가 바로 정금자와 윤희재라는 캐릭터를 만드는 배경이 된 셈이다.

여기에 '별에서 온 그대' 등을 연출했던 장태유 감독의 손길이 닿았고, 정금자를 대한민국 최고 배우라 불리는 김혜수가, 윤희재를 주지훈이 만지니 드라마의 '색'이 살아났다는 평. 김루리 작가가 만든 세계관에 역대급 출연진과 연출진이 붙어 이를 더 풍부하게 만들어줬다는 얘기가 됐다. 드라마국 관계자는 스포츠조선에 "신인 작가들의 신선한 글이 시청자들에게 통하는 것은, 그동안 우리가 익숙하게 접해왔던 드라마적 문법과는 차별화된 힘이 있기 때문"이라며 "상식과 틀을 깨는 신인 작가들의 글을 적극적으로 기용할수록 높아진 시청자들의 눈높이에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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