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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TV조선 '미스터트롯'의 최후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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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트롯' 예선에서 진을 차지했던 김호중은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이 중 하나다. SBS '스타킹'에서 '한국의 소년 파바로티'로 이름을 알린 그는 성악가 답게 폭발적인 성량을 뽐낸다. 성악을 전공했지만 트로트를 부를 때만큼은 성악이 아닌, 장르 특유의 맛을 살리는 창법에 마스터들도 극찬을 쏟아냈다. 더욱이 천연덕스러운 표정연기까지 더해져 그의 무대는 최강의 몰입도를 자랑한다.
다만 경연이 거듭될수록 자주 선보이는 성악창법이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고 있다. 성악을 활용한 창법을 구사하면서 파워 성량을 돋보이게 했지만, 트로트 특유의 구성진 맛은 떨어졌기 때문이다. 또 부담감에 눌린 모습을 보이는 것도 불안한 요소다. 20일 방송에서는 팀 에이스로 출전했으나 부담감을 토로한 끝에 개인 무대 꼴찌를 기록하기도 했다. 경연 무대는 스트레스 및 멘탈 관리를 잘하는 것이 우승으로 가는 포인트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보완한다면 타고난 실력을 제대로 뽐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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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호는 준결승에 진출한 최종 14인 중 최연장자(43세)다. 하지만 아이돌부터 솔로, 트로트까지 많은 장르를 경험하며 탄탄한 내공을 쌓은 덕분에 무대에서만큼은 연륜이 플러스로 작용한다. 어떻게 하면 무대에서 빛날 수 있는지, 자신의 장단점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장민호는 여유로운 보컬과 호소력을 살릴 수 있는 무대로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고 있다. 인성 부분에서도 흠잡을 곳이 없다. 프로그램의 맏형으로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동생들을 다독이는 모습은 인간미를 더한다. 실력과 인성까지 겸비했다는 점에서 장민호는 5060세대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으며 '트로트계 BTS'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다만 목소리 톤 자체에 호불호가 갈리고, 올드한 느낌을 지우지 못해 젊은 층의 지지는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게 약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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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탁, (+)시원한 꺾기, (-)부족한 임팩트
영탁의 반전이 제대로 시작된 것은 1대1 데스매치였다. NRG 출신 천명훈과 맞붙은 영탁은 '막걸리 한잔'을 선곡, 탁월한 기량을 선보였다. 세상을 떠난 아버지에 대한 사부곡인 만큼 감정표현이 아주 중요한 무대였는데 영탁은 절절한 무대매너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여기에 시원시원하면서도 구성진 보컬까지 더해져 마스터들의 마음까지 뒤흔들었다. '막걸리 한잔'은 유튜브 조회수 1백만뷰를 돌파했으며 각종 음원차트 톱100 차트인에 성공했다. 특히 유산슬과 홍진영을 꺾고 트로트 차트 1위까지 차지하는 막강한 파워를 보여줬다.
이처럼 베테랑다운 무대 매너와 구성진 꺾기, 따뜻한 배려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영탁이지만 팀 미션에서는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인다.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 임팩트가 부족하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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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의 아들' 임영웅은 이제 '국민 아들'로 거듭난 분위기다. 김호중, 장민호, 영탁에 이어 진의 한을 푼데 이어 대국민 응원 투표에서도 막강한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임영웅의 차밍포인트는 세련된 무대매너와 선한 이미지가 아닐까 싶다. 안정적인 가창력에 담백한 무대 매너를 겸비해 항상 뒷맛 개운한 무대를 선사한다. 또 훈훈한 외모에 어려운 상황에서도 반듯하게 자라난 '아름다운 청년' 이미지까지 더해져 호감도는 급상승하고 있다. 냉정하게 말해 '몸치'에 가깝지만 포기하지 않고 노력에 노력을 거듭해 댄스 퍼포먼스를 소화한다는 노력형 이미지 또한 호감 요인이다.
하지만 세미트로트나 댄스트로트는 안무가 필수 요소이기 때문에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 댄스 실력이 부족하다는 것은 분명한 약점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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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찬은 '리틀 남진'으로 일찌감치 업계의 '슈퍼 기대주'로 꼽혀왔던 인물이다. 이제는 '미스터트롯'이라는 큰 무대에서 대중에게 그의 실력과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26세 젊은 나이이지만, 8년차 가수로 어릴 때부터 큰 무대에서 활동한 덕분에 경연의 부담감에 짓눌리지 않은 강철멘탈과 여유있는 무대 매너를 갖췄다. 세미트로트도 정통트로트도 모두 아우르는 소화력 또한 김수찬의 강점이다. 무엇보다 김수찬은 모든 노래를 '김수찬화' 시키는 재주가 있다. 특유의 제스처와 창법으로 자신만의 개성을 확실하게 드러내며 강력한 임팩트를 뽐내고 있다.
다만 젊은 패기에 의욕이 앞선다는 것이 약점이다. 퍼포먼스에 대한 욕심이 앞선 나머지 가끔 자신의 본래 기량을 다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래서 오히려 세미나 댄스 트로트가 아닌, 정통 트로트를 선곡해달라는 요구가 많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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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원은 예선 첫 무대부터 '진또배기'로 구수한 창법을 뽐내며 대중의 뇌리에 자신의 이름 석 자를 각인시켰다. 앳되고 귀여운 외모는 2030 여성 시청층의 마음을 흔들었고, 시원시원하면서도 완급조절까지 완벽한 진성창법은 듣는 귀를 사로잡는다. 목소리 자체가 개성이 강하기 때문에 팀 미션에서도 언제나 그의 존재감은 빛난다. 시청자가 도무지 헤어나올 수 없는 '찬또배기'의 늪에 빠져버린 것도 당연한 일이다. '미스터트롯' 참가자 인기투표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는 게 그 방증이다.
다만 감정표현은 아직 다른 출연자에 비해 약한 편이다. 다른 참가자들이 워낙 호소력 짙은 무대를 선보인 탓도 있지만, 애절하거나 깊은 감정 해석을 필요로 하는 곡에서는 아직 뚜렷한 인상을 남기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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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세 어린 나이라고 무시하면 안된다. 정동원은 시작부터 강력한 존재감을 뽐냈다. 예선 무대에서는 자신을 키워준 할아버지를 위해 '보릿고개'를 구슬프게 불러 원곡자인 진성의 눈시울까지 붉히게 만들었다. 본선 2라운드에서는 색소폰 연주까지 선보여 10대 1로 압승을 거뒀다. 자신이 겪어보지도 않은 세대의 느낌까지 살려내는 '트로트 신동'의 감수성은 전세대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다. 무대에서는 '신동'이지만 평소에는 어린아이다운 천진난만함으로 보는 이들을 무장해제 시키는 것 또한 정동원만 할 수 있는 일이다.
다만 아직 어린 터라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 기교는 부족한 편이다. 슬프고 애절한 곡을 부를 땐 그 누구보다 절절한 보이스를 뽐내지만 댄스 트로트 등 흥과 기교가 필요한 곡에서는 아직은 미숙한 모습이다. 타고난 천재성으로 경험부족을 채울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처럼 참가자 모두 소소한 약점은 있을지라도 그것을 상쇄하고 남을 기량과 매력을 갖췄다. 경연이 거듭될수록 그들만의 개성은 더욱 빛을 발하고 시청자들도 출구 없는 매력 속에 빠져들고 있다. 이대로라면 누가 우승을 하든 납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과연 '미스터트롯' 최후의 '진'은 누가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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