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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이창훈(39)은 '블랙독'에서 '현실 선생님'으로 녹아들었다.
이창훈은 최근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미스틱스토리 사옥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블랙독'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너무 좋은 드라마였던 것 같다"는 기자의 시청평에 이창훈은 "드문 작품이었던 것 같기는 하다. 초반에는 특히 그랬다. 신과 신을 찍을 때 공을 많이 들이기도 했고, 디테일에 신경을 쓰면서 스태프들도 배우들도 일상 속에서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여타 드라마들에 비해서 유독 이번 작품이 조금 더 세련된 작업이었다고 생각했다. '이게 좋은 드라마다'라는 것은 아니지만, 드라마의 색깔이 달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블랙독'은 기본적으로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메시지가 여타 드라마와는 달랐던 작품이다. 교육에 관한 이야기를 심도 있게 표현하지만, 그 속에 '사람 사는 이야기'라는 소소함을 집어넣으며 깊은 울림을 줬다. 이창훈은 "전체적으로 교육에 대한 이야기가 컸고, 스승이라는 진부한 이야기이지만 그런 얘기도 있었고, 또 비정규직 기간제 선생님이라는 것에 대해, 어떤 답을 내려야 하는지 보다는 '과연 무엇이 좋은 방향일 것인가'하는 질문을 던지는 쪽이 더 강했던 것 같다. 삶과 사람들의 단면을 보여주며 서로 생각하게 되는 이야기라 울림이 컸다"고 밝혔다.
진학부는 배명수 선생님 만큼 좋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진학부장인 박성순(라미란)을 시작으로 도연우(하준), 그리고 일명 '고스카이 선생님'으로 불리던 고하늘(서현진)까지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은 캐릭터들이 존재했던 바. 실제 분위기도 극중 진학부처럼 좋았다는 후문이다. 이창훈은 "일상에서도 이 조합은 너무 좋았다. 극중 진학부의 케미 이상으로, 생활하는데 있어서 별반 차이가 없었다. 보여지는 분위기와 배우들끼리의 관계도 좋았고, 동료들의 끈끈함이 존재했다. 모난 사람도 없었고, 저희끼리 결이 잘 맞아서 처음부터 수월하게 친해지기도 했다. 라미란 누나가 많이 주도를 해줬고, 그 덕분에 가까워졌다. 서로 결이 맞았다는 것이 신기했다. 작업을 20년, 30년 넘게 하셨던 예수정 선생님이랑 김홍파 선생님도 이번 촬영장에 대해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는 말을 해주셨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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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독'은 현실 선생님들의 공감을 받은 작품이기도 했지만, 다수 성인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온 작품이기도 했다. 기간제 선생님이라는 불안정적인 상황으로 인해 겪는 모든 일들이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킬 요소가 됐던 것. 이창훈은 특히 "직업의 특성상 매일이 비정규직이고 입시생 같은 기분으로 기다려야 하고, 또 뭔가를 기다렸다가 일을 하는 순간에도, 하고 싶었던 일을 쟁취한 그 순간에도 피드백을 기다리고, 선택을 기다려야 하는 것들에 대해 공감하기 전혀 어렵지 않았다. '인생에는 때가 있다'고 하는데, 이 일을 시작했을 때에도 당연히 그랬고, 연극을 시작하고 일을 하고 싶지만 할 수 없었던 때에도 그랬다. 또 일을 할 때에도 내가 직업인으로서 주변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느껴지고 또 그런 시선을 느꼈을 때, 그 후 어떤 자리에서 주요인물로서 있는 게 아니라, 주변인물처럼 스스로가 존재한다고 느꼈던 순간들이 많았고, 앞으로도 그 감정들은 또 다른 형태로 만날 감정들인 것 같다"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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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와 전혀 관련이 없는 인하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고, 군대시절 연기에 대한 호기심을 키웠다는 그는 어느새 생활연기 달인이자 '블랙독'에서 빠질 수 없는 인물이 됐다. 이미 대세 작품이던 안판석 PD의 작품에 연이어 출연한 바 있어 그의 차기작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창훈은 "'봄밤'도 '블랙독'도 수더분한 인물을 연기했고, 그 사이에 '양자물리학'에서 악랄한 검사를 연기해봤다. 역할마다 편차가 있다 보니, 제가 지금 큰 악역을 해보고 싶다거나 착한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등의 욕심은 크게 없고, 그냥 좋은 이야기 속에서 어떤 인물이든지 해보고 싶은 욕심이 크다. 특히 '블랙독'처럼 적절하게 잘 만들어진 작품을 또 만나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고 밝혔다.
이창훈은 '블랙독'을 마친 후 당분간 휴식을 취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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